다시 방문하라고?…'교차반납' 안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1 16:08:46
  • -
  • +
  • 인쇄
2일부터 세종·제주서 시행
컵 회수율 떨어져 취지 무색
▲쌓여있는 일회용컵 ⓒnewstree

환경부가 지난 10월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시행을 연기한데 따라 내일부터 세종과 제주에서만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축소 시행된다. 하지만 매장별 일회용컵 '교차반납'이 허용되지 않으면서 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식음료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으려면 음료값을 결제할 때 컵 보증금 300원을 같이 결제하도록 하고 보증금은 컵을 반납하면 돌려주는 제도다.

1일 환경부와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 따르면 2일부터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 51개(10월 17일 기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세종과 제주에서 운영하는 532개 매장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된다.

보증금제 대상 브랜드 세종·제주 매장은 총 620여개인데 파스쿠찌와 맘스터치 제주 매장 등 일부 매장이 보증금제 시행에 맞춰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아예 안 쓰기로 하면서 제외됐다.

문제는 'A업체 컵을 B업체 매장에 반납'하는 이른바 '교차반납'이 일단 안된다는 점이다. 사용된 컵의 수거 및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허용된 교차반납이 금지되면서 사실상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취지가 퇴색됐다. 손님들은 컵을 반납하기 위해서는 음료를 주문했던 매장을 다시 방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컵 회수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계산하는 것처럼 직원이 컵의 바코드를 인식한 뒤 보증금을 내줘야 하므로 음료를 구매할 때와 비슷하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바코드는 보증금 중복 반환을 막고자 컵에 스티커로 부착된다.


환경부는 보증금제 시행 매장에 손님 혼자 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받아 갈 수 있는 간이 무인회수기를 설치할 방침이다. 또 신청한 매장에는 '컵 반환 도우미'를 배치한다.

이와 함께 세종엔 정부청사와 세종시청, 주민센터, 공영주차장 등에 '매장 외 컵 반납처' 30곳 이상을 마련하고 제주에는 공항과 여객터미널(항만), 렌터카 주차장, 주요 관광지 재활용 도움센터 등에 컵 반납처 40곳 이상을 조성한다.

환경부는 KTX역 등에도 무인회수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정부가 제시한 성능 기준을 충족한 제품이 아직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 9월 "이번달 말에 무인회수기 개발 여부가 판가름 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결국 적절한 무인회수기가 만들어지지 못한 것이다. 현재 매장에 설치하는 무인회수기 기준에 맞는 성능을 지닌 제품만 나와 있다.

보증금을 현금으로 받지 않고 계좌로 입금받기 위해서는 '자원순환보증금 애플리케이션'에 미리 계좌번호를 등록해야 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일회용컵 재활용률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사용률을 줄이고자 도입됐다. 일회용컵은 다른 쓰레기와 섞어 버리면 그냥 매립·소각되지만 재활용될 경우 플라스틱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1년간 쓰이는 일회용컵은 28억개 정도로 추정되는데,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통해 컵 회수율 목표를 90%로 잡고 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에서 교차반납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결국 제도의 실효성을 크게 떨어트릴 것"이라며 "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에 앞서 6개월의 유예와 지역 축소 등 시간 벌기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차반납에 대한 준비를 마련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판교·방배 사옥 경찰 압수수색…서버폐기로 증거은닉 의혹

해킹사고 처리과정에서 서버를 의도적으로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T가 압수수색을 당했다.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

셀트리온, 美에 1.4조 韓에 4조원 투자..."4Q 실적 턴어라운드"

일라이 릴리로부터 미국 공장을 인수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한 셀트리온은 의약품에 대한 미국 관세리스크를 털어내고

한국ESG기준원, ESG평가 'A+등급' 20곳...올해도 S등급 'O'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 신한지주와 현대백화점, 현대로템 등 20개 기업이 한국ESG기준원에서 주관하는 '2025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이

CJ제일제당 '빨대없는 스토어' 캠페인...대체소재로 PHA 제안

CJ제일제당이 자원순환사회연대(NGO), CJ푸드빌과 함께 일회용 석유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한 '빨대없는 스토어 만들기(Be Straw Free)' 캠페인을

호텔신라, 친환경 운영체계 구축 나선다

호텔신라의 모든 호텔 브랜드가 친환경 호텔로 도약한다.호텔신라는 글로벌 친환경 인증기관인 '환경교육재단(FEE; Foundation for Environmental Education)'과 업

KT 새 대표이사 후보군 33명...본격 심사 착수

KT의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33명으로 확정됐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16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기후/환경

+

[COP30]"BTS에 영감받아"...K팝 팬들도 '탈탄소화' 촉구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고 있는 브라질 벨렝에서 케이팝(K-팝) 팬들이 '문화 분야의 탈탄소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K-팝

내년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1700톤 쓰레기 어디로?

내년부터 수도권 지역에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됨에 따라, 소각장 설비를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경기도와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예기치 못

[COP30] 산림지키는 기후총회에...농업 로비스트 300명 활동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300명이 넘는 농업 로비스트가 몰리자, 원주민과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COP30] AI는 기후위기 해결사? 새로운 위협?

인공지능(AI) 기술이 기후대응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시에 막대한 전기수요를 발생시켜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18일(현

섬에서 새로 발견된 미기록 곤충 55.5% '열대·아열대성'

국내 섬 지역에서 발견된 미기록종 곤충 가운데 약 절반이 열대·아열대성 곤충인 것으로 나타났다.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농촌 기후대응 직불금' 도입되나...기후보험 대상 확대

기후변화로 인해 농작물을 재배하기 적합한 지역이 바뀌는 경우나 기후변화 대응 품종을 도입할 때 직불금을 주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한다.정부는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