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부른 '바게트 파업'…프랑스 빵집 '줄폐점'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5 15:55:37
  • -
  • +
  • 인쇄
전기요금·밀값 폭등에 폐업 속출
보조금·세금유예 대책 마련 나서


기후위기로 밀값과 전기요금이 폭등하면서 프랑스 빵집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자국 내 제빵업계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전기요금, 세금 등의 납부를 유예하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프랑스 제빵업계가 물가·에너지가격 상승으로 '국민 빵'이자 주식인 바게트를 굽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면서부터다.

빵집은 열 사용량이 많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타격을 받은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프랑스 동부 부르갈트로프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쥘리앵 베르나르 레냐르는 AFP통신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9월초 재계약을 했는데 비용이 3배 반이나 늘어났다"면서 지난해만 해도 한달에 400유로(약 54만원)였던 전기요금이 1500유로(약 202만원)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요금이 10~12배 뛴 곳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북부 우아즈의 제빵사 쥘리앵 페뒤셀은 프랑스 매체 르쿠리에피카르에 "(지난해 전기 요금이) 10월 1000유로(약 135만원), 11월 6000유로(약 800만원), 12월에 1만2880유로(약 1700만원)"라고 밝혔다. 해당 매체는 프랑스에서는 폐점하는 빵집이 속출해 중고거래 사이트에 제빵 설비 판매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프랑스에서는 식품물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프랑스 소비자물가는 6.7% 오른 반면 식품물가는 12.2% 올랐다. 식품물가의 상승폭은 지난 6월에 비해 2배, 전년대비 24배 오른 수치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인도가 밀·설탕 수출 통제에 나섰고, 세계 1위의 설탕 수출국 브라질의 설탕 생산량이 감소한 데 이어 고유가로 사탕수수 기반 에탄올 생산량이 늘면서 설탕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력공사(EDF), 토탈에너지 등 에너지 공급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 회의를 했다. 르메르 장관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전국 빵집 3만5000여곳의 제빵사들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 에너지 공급 계약을 다시 체결할 수 있도록 검토할 예정이다. 또 보조금과 에너지 공급업체의 요금 인하 등으로 사업자들이 에너지 요금을 4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프랑스의 '바게트 빵의 장인 노하우와 문화'는 1달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됐다. 문화요리 유산 보존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빵 굽는 사람과 장인의 생존을 위한 모임' 창립자 프레데리크 루이는 전국의 제빵사를 조직해 오는 23일 파리에서 항의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르메르 장관은 "프랑스 바게트가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위를 갖추춘 마당에 제빵사들에게 가용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 완전한 자가당착으로 비춰질 것"이라며 각료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전자 신임 CEO에 류재철 사장...가전R&D서 잔뼈 굵은 경영자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용퇴하고 신임 CEO에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이 선임됐다.LG전자는 2026년 임원인사에서 생활가전 글로벌 1위를 이끈

네이버 인수 하루만에...두나무 업비트 '540억' 해킹사고

네이버가 두나무 인수결정을 한지 하루만에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445억원 규모의 해킹사고가 터졌다.업비트는 27일 오전 두

LG U+, 임원 승진인사 단행...부사장 3명, 전무 1명, 상무 7명

LG유플러스가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부사장 승진 3명,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7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이번 인사는 중·장기 성

"보이스피싱 막겠다"...LG U+와 KB국민은행, 예방체계 구축한다

KB국민은행과 LG유플러스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KB국민은행과 LG유플러스는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금융과 통신데이터를 결합한 인

아름다운가게, 사회혁신가 '뷰티풀펠로우' 15기 선발

아름다운가게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사회의 지속가능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회혁신리더 뷰티풀펠로우 15기를 선발했다

두나무 품은 네이버 "K-핀테크로 글로벌 간다...5년간 10조 투자"

두나무를 인수한 네이버가 앞으로 인공지능(AI)과 웹3간 융합이라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K-핀테크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

기후/환경

+

[날씨] 아직 11월인데...눈 '펑펑' 내리는 강원도

27일 강원도에 눈이 많이 내리면서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졌다.기상청은 이날 낮 12시를 기해 화천·양구군평지·강원남부산지·강원중부산

호주 화석연료 배출 전년比 2.2% 감소...재생에너지 덕분

호주가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커지면서 화석연료 배출량이 줄어들었다.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의 올해 화석연료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날씨] 겨울 알리는 '요란한 비'...내일부터 기온 '뚝'

27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 후 기온이 뚝 떨어지겠다.이날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남

열대우림 벌목만 금지?...매장된 화석연료 '3170억톤 탄소폭탄'

전세계 열대우림 아래에 막대한 화석연료가 매장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6일(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에 따르면, 국제환경단체 '리

英 보호구역 84%서 '플라스틱 너들' 검출..."생태계 전반에 침투"

영국 자연보호구역 곳곳에서 플라스틱 너들(nurdle)이 발견됐다.26일(현지시간) 환경단체 피드라(Fidra)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전역의 '특별과학보호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