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저주…"호주 밀 수확량 40% 줄어들수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5 08:50:02
  • -
  • +
  • 인쇄
"건조한 기후로 재배 더 어려워질 것"
주요 밀수출국…세계시장 타격 우려

지구온난화로 호주 밀 수확량이 수십 년간 급락했다.

13일(현지시간) 호주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인도양 기온이 오르면서 호주 밀밭 일대의 기후가 건조해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지난 30년간 밀 수확량이 심각하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밀 재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진이 1800년대 후반 이후 기후현상이 호주 강우량 및 밀 수확량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인도양쌍극자(Indian Ocean Dipole;IOD) 현상의 빈도가 증가하면서 밀 재배지의 강수량 및 수확량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OD는 초여름-늦가을 시기 인도양 동부와 서부의 해수면 온도차가 극심해지는 현상으로 인도양판 엘리뇨, '인도니뇨'라고도 불린다. 동부해역의 수온은 낮아지고 서부 수온이 높아지면서 아프리카 동부에 홍수를, 그리고 호주에 폭염과 가뭄을 일으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IOD 현상이 엘니뇨·라니냐보다도 밀 생산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IOD 현상으로 건조한 해에는 헥타르당 평균 2.5톤에 달하는 밀 수확량이 헥타르당 1.5톤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빈 왕(Bin Wang)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정부 1차산업부 소속 기후학자는 "호주 밀 수확은 전적으로 강우에 달려있다"며 "IOD 현상이 발생한 시기의 강우량은 보통 겨울과 봄의 평균 강우량보다도 낮아져 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IOD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공동저자인 앤드류 킹(Andrew King) 호주 멜버른대학 박사도 온실가스 배출로 인도양이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IOD 발생빈도가 증가해 가뭄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IOD 현상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이 밀 재배지와 겹치는 것이다.

더욱이 호주가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밀 수출국 중 하나인 만큼 호주 밀 생산량 감소가 세계 밀 공급에까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호주농업자원경제과학국(ABARES)은 2022-23년도 밀 수확량 자체는 사상 두 번째 큰 풍작일 것으로 예측했으나 IOD에 3연속 라니냐로 환경의 습도가 상승해 밀 품질이 저하되고 수확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ABARES는 미국 남부, 브라질 남부, 아르헨티나 등 다른 밀 재배지역은 라니냐로 인한 가뭄에 타격을 입으면서 "향후 세계 곡물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렛 호스킹(Brett Hosking) 호주 농경조합 '그레인그로워스(Grain Growers)' 회장은 국가 지역에 따라 편차가 상당하고 IOD의 영향과 라니냐 및 엘니뇨 주기가 모든 곳에서 동일하지 않다며 "재배업자들은 재배지 조건에 맞춰 농사를 짓고 기후변동성과 식량수요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런 한편 그는 밀 생산량이 연구와 더불어 "재배자들의 독창성 덕분에" 증가하고 있다며 "위기에도 불구하고 농부들이 계속해서 농작물에 적응하고 생산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적응과정에 기술 및 예측모델링의 개선이 계속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푸드(Nature Food)'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그룹, 국내 김 전문기업 '성경식품' 100% 인수

삼천리그룹이 국내 대표 김 전문기업인 '성경식품'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지도표 성경김'으로도 널리 알려

쿠팡 "자체조사 아니다...정부 지시 따른 공조 수사"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셀프조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쿠팡이 "자체조사 아니다"면서 "정부 지시에 따른 공조수사였다"고 반박했다.쿠팡은 26일 입장

"니들이 왜 조사해?"…쿠팡 '셀프조사'에 시민 반응 '싸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외부로 정보가 전송된 정황이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론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26일 온라인 커

쿠팡 '셀프조사' 발표에 뿔난 정부...제재강도 더 세지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자를 특정했으며 유출정보가 외부로 전송된 정황은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정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한 쿠

기부하면 금리 'UP'...하나은행 '행운기부런 적금' 한정판매

하나은행은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ESG 특화 금융상품 '행운기부런 적금'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이 적금은 하나은행과 한국맥도날드의 생활금융

현대차·기아, 탄소감축 목표 SBTi 승인...英 전기차 보조금 요건충족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로서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계획에 대한

기후/환경

+

"탈탄소화 빨라졌다"…올해 에너지전환 투자규모 2.2조달러

올해 전세계 에너지전환 투자규모가 약 2조2000억달러(약 3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막대한 자금이 청정에너지로 투자되면서 전세계 탈탄소화

전자칠판부터 프라이팬까지...친환경 표시제품에 10종 추가

친환경 표시제품에 전자칠판과 프라이팬, 헤어드라이어 등 일상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10개 제품군이 추가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

2년만에 닥친 '대기의 강'...美캘리포니아 이틀간 '물폭탄'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가 '대기의 강' 현상으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날 내린 폭우로 일부 지역에 돌발홍수가 발생

[주말날씨] 전국이 '냉동고'...칼바람에 체감온도 -20℃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여기에 바람까지 거세기 불어서 체감기온이 영하 20℃까지 뚝 떨어졌다. 올들어 가장 추운 이번 한파는 27일까지 이어지겠다.2

[ESG;스코어] 경기도 31개 시군...온실가스 감축 1위는 '의왕'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경기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감축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의왕시'로 나타났다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