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못버티겠다"...중소게임업계 인력감축 '칼바람'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0 08:00:03
  • -
  • +
  • 인쇄
핵심 인력 유출로 신작 출시 지연
장기간 개발로 자금부족까지 겹쳐
▲최근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원더피플' 사무실 (사진=원더피플)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국내 중소게임업계를 강타하면서 새해부터 인력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게임 개발사 '원더피플'은 지난 4일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원더피플은 PC 온라인 3인칭 하이퍼 슈팅 생존게임 '슈퍼피플' 개발사로 원더홀딩스 자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넥슨'과 신규 게임개발부터 운영, 비즈니스 모델 구축까지 협력한 이력이 있다.

그런데 최근 원더홀딩스는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여파가 원더피플에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원더피플 관계자는 "2월까지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고 구조조정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원더피플 매각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력 구조조정은 비단 원더피플에만 닥친 상황이 아니다. 다른 중소게임업체들도 이미 지난해부터 인력감축에 들어간 상태다. 

엔씨소프트 개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최소 인력을 제외한 희망퇴직 형태의 인력감축을 시행 중이다. 엔트리브는 현재 '프로야구 H3', '트릭스터M' 등을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그랑사가'로 이목을 끌었던 '엔픽셀'도 구조조정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엔픽셀은 '그랑사가'를 출시한 2021년에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까지 유치하며 최단기간 유니콘 기업에 오르기도 했지만 장기간 신작 및 게임 포트폴리오 부재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중소게임업계에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원인은 핵심인력 유출과 흥행작 부재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게임산업을 포함한 IT업계 전체가 활기를 띠면서 인력 쟁탈전이 벌어졌고, 개발자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견·중소게임사들은 임금인상이 어려워 핵심인력 이탈을 막지 못했다.

대기업으로의 인력유출이 심화되자 기존 게임개발 및 사업확장도 더뎌졌다. 중견·중소 게임업체들은 대형게임사보다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부족하다보니 개발기간이 오래 걸리면 버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신작 출시는 지연되고 자금부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임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근로자 이탈이 더욱 심화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도 내세운 프로젝트들을 조정하는 상황"이라며 "중소개발사들은 확실한 흥행작이 없으면 업계에 불어온 한파를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동안 추가적인 구조조정 등 인력 효율화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