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노루인줄 알았는데"…제주도 점령한 외래종 사슴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7 17:44:05
  • -
  • +
  • 인쇄
꽃사슴·붉은사슴 무리 지어 서식
제주산간 정착…생태계 교란 우려
▲제주 산간에서 포착된 사슴(영상=국립산림과학원)

한라산 등 제주 산간에 외부에서 유입된 사슴들이 무리를 지어 서식하는 모습이 포착돼 생태계 교란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제주 산간에서 외래종인 꽃사슴과 붉은사슴류의 사슴 10여마리 정도가 무리를 이뤄 서식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2021년 가을께에는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용 카메라에 서귀포시 산간을 무리로 돌아다니며 이파리를 먹고 웅덩이에 고인 물을 마시는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


제주 산간의 사슴 서식 사례는 지난해 3월 발간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21호 조사연구보고서에서도 나오는데 도내에서 사슴류 21마리가 발견됐으며 이 중 5마리가 야쿠시마꽃사슴이고 4마리는 대만꽃사슴이었다. 나머지 12마리는 중국 쓰촨성 서부와 티베트 남동부에 분포하는 붉은사슴으로 분석됐다. 야쿠시마꽃사슴은 일본 규슈 야쿠시마 지역에 서식하고 대만꽃사슴은 대만에서 유입된 개체로 추정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10년 전에는 사슴 한두 마리가 어쩌다 출몰하는 수준이였지만, 현재 사슴들이 제주 산간에 완전히 정착해 개체 수를 점차 늘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사슴은 1990년대부터 축산농가가 사슴뿔과 고기 판매용으로 사육했는데 사육 과정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내 농가에서는 꽃사슴류 295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제주에는 별달리 천적도 없고 겨울철 기온이 비교적 온화해 사슴이 야생에 적응해 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제주 산간에 정착한 사슴이 먹이 활동으로 고유 자생식물과 경작지에 영향을 주고, 제주 노루와 비교해 덩치가 커 노루의 서식지를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사슴이 가끔 발견돼 포획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오소리나 족제비, 도롱뇽 등 고유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과 임업연구관은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고유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는데, 외래종 사슴이 야생화되면서 고유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제주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