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의 '탄소 다이어트'…덜 녹는 아이스크림 나온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23 11:22:17
  • -
  • +
  • 인쇄
영하 12℃서 녹지 않는 제품 개발
"냉장고 온실가스 20~30% 감축"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아이스크림 개발에 나선 유니레버 사의 아이스크림 전용 냉장고(사진=유니레버)

다국적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가 탄소감축 실현을 위해 일반적인 아이스크림보다 덜 녹는 제품을 조만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벤앤제리스'와 '매그넘' 등 유명 아이스크림 업체를 자회사로 둔 유니레버가 탄소 절감을 위한 아이스크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니레버는 영하 12℃ 환경에서도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통 아이스크림 전용 냉장고의 온도는 영하 17℃지만 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이 나온다면 아이스크림 전용 냉장고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20~30% 감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니레버가 자사 아이스크림 판매를 위해 전세계 매장에 설치한 아이스크림 전용 냉장고는 300만 대에 달한다. 냉장고를 가동하는데 사용되는 에너지는 유니레버의 탄소발자국의 약 10%를 차지한다.

유니레버는 약 10년 전부터 덜 녹는 아이스크림 개발에 착수해 각 재료의 배합 비율 등을 연구했는데 최근 수년간 설탕과 관련한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설명했다.

단,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배합 외에도 다양한 소재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높은 온도로 부드러워진 아이스크림이 달라붙지 않도록 포장지도 개선해야 하고, 밀가루로 만드는 아이스크림 콘도 특유의 바삭거리는 식감을 잃지 않도록 재료 배합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니레버는 최근 독일에서 시제품의 반응을 확인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비롯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예정이다. 시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면 실제 상품을 출시하고 냉장고의 온도를 올릴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선 유니레버 측의 연구가 단순히 탄소 감축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쟁업체를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일반 매장에 설치된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전용 냉장고에 유니레버 제품 외에도 다양한 업체의 제품이 함께 판매되고 있는데 만약 냉장고의 온도를 올릴 경우 다른 업체의 제품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유니레버 측은 덜 녹는 아이스크림 개발에 성공할 경우 다른 업체에도 노하우 일부를 전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분석 및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칸타르 컨설팅' 데이브 마코트 수석부사장은 "영국 소비자들은 다른 시장보다 환경 문제에 더 민감하다"면서 "유니레버는 영국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장에 전달할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