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구별하는 기술 개발됐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1 14:01:01
  • -
  • +
  • 인쇄
카이스트, 심박스 식별하는 원천기술 개발
보이스피싱 피해방지 기대...SKT와 협업중

국내 연구진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용대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연구팀은 21일 이동통신사가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심박스(SIM box)를 식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심박스'는 인터넷전화(VoIP)를 이동전화(VoLTE·3G)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장비로, 해외전화가 마치 국내에서 걸려온 것처럼 수신자의 휴대폰에 070번호가 아닌 010 번호가 뜨도록 해준다.

지금도 발신자·통화시간·통화위치 등 통화정보를 이용해 심박스를 탐지할 수 있지만 범죄가 일어난 후에야 탐지할 수 있는데다 사용자의 개인정보(통화기록 등)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김용대 교수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사용자 개인정보없이, 범죄발생 전에 심박스를 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퀄컴이나 삼성전자같은 기업에서 제조된 이동통신 칩셋과 전화 기능 위주의 저사양 심박스 칩은 구현하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이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단말기 모델을 식별하고 나아가 일반 휴대폰과 심박스도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박스를 사용한 보이스피싱 개요(사진=카이스트)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단말기 구분 및 식별을 위해 모든 단말에 부여된 고유한 15자리 숫자인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를 사용한다. IMEI는 이동통신망에서 단말 기종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 8자리 숫자인 타입 할당 코드(TAC)를 포함한다.

그런데 이동통신망에는 단말이 보고하는 IMEI를 검증하는 절차가 없기 때문에 심박스가 IMEI를 변조해 보고해도 이를 알아챌 수 없다.

연구팀은 단말이 이동통신망에 접속할 때 필수적으로 주고받는 '제어 평면 메시지'를 주목했다. 휴대폰 단말은 제조사·칩셋 모델에 따라 지원하는 기능들이 다른데, 제어 평면 메시지에 이 내용이 포함돼 있어 단말 기종을 식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1000여개의 단말 기능 정보를 기기별 고유정보로 활용해 기종을 분류한 결과, 100여종의 휴대폰 모델들이 구분되는 것을 확인했다. 즉 단말의 기능에 따라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순한 기능만 지원하는 심박스도 구별해낼 수 있는 것이다.

김용대 교수는 "이동통신사가 심박스를 탐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중 불법적으로 이용되는 심박스를 골라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려면 심박스 등록제가 필요한데, 보이스피싱 목적이 아닌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심박스는 사업 목적에 대해 등록하면 되고 그렇지 않은 심박스는 미등록 심박스이므로 적발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보안학회인 'NDSS 심포지움 2023'에 채택됐다. 연구팀은 실제 고객 피해 방지로 이어질 수 있도록 SK텔레콤과 협업 중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비행기 탄소배출 막대한데...항공업계 탄소감축 '뭉그적'

항공산업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대표적인 운송수단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항공업계의 미온

삼성 '갤럭시S25' 美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 수상한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갤럭시S25'가 북미 재활용산업협회 ReMA(Recycled Materials Association)가 수여하는 '2025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다고 7일 밝혔

코오롱, 사회 밝히는 '선행의 주인공' 찾는다

코오롱그룹이 사회 곳곳에서 선행을 실천하며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주인공들을 찾는다.코오롱의 비영리 재단법인 오운문화재단은 오는 6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기후/환경

+

해빙이 녹으면 바닷물 색도 변한다...이유는?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해빙(海氷)이 줄면서 바닷물 색까지 변화하고 있다. 이는 조류와 플랑크톤의 광합성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일(

10만ha '잿더미' 만든 영남권 산불…온실가스 764만톤 배출

10만헥타르(ha)가 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3월 영남지역 산불로 인해 760만톤이 넘는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산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