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건물 천연가스 사용금지...美 뉴욕주의 파격 법안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3 17:52:27
  • -
  • +
  • 인쇄
법안 통과되면 美 천연가스 최초 규제
가스스토브 사용하는 주민들 다수 반대

미국 뉴욕주가 신축건물에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뉴욕주는 화석연료 사용을 금지시킨 미국 최초의 주가 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뉴욕 주지사와 주 의회 의원들은 몇 주간의 협상끝에 2290억달러의 주 예산안에 신축건물 내 천연가스 사용금지법을 포함시켰다. 법안이 통과하면 뉴욕시 신축건물부터 적용돼 주 전체로 확대된다.

해당 법안은 2026년부터 7층 이하 신축건물에, 2029년부터 이보다 큰 건물에 화석연료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제정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투표는 이번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법안은 2030년까지 전력의 70%를 재생에너지에서 공급하고 2040년까지 전기부문에서 탄소배출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뉴욕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비영리단체 RMI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4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최대 610만톤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자동차 130만대가 연간 내뿜는 배출량과 맞먹는다.

다만 뉴욕주 전체 배출량의 약 32%를 차지하는 기존 건물에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비상용 예비발전기, 병원, 세탁소 및 상업용 주방도 규제에서 면제될 수 있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뉴욕주는 2020년 기준 미국에서 천연가스 소비량이 6번째로 많은 주로 꼽힌다. 주 전력의 46%가 천연가스였으며 뉴욕 주민에게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3분의 1 이상이 주거부문에 쓰였다고 EIA는 밝혔다. 2021년에는 5가구 중 3가구가 난방용으로 천연가스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기기의 환경적, 건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건물 내 천연가스 금지는 기후변화에 따른 배출을 억제하고 청정에너지 전환을 장려하기 위한 국가적 운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가스 스토브가 있는 가정의 어린이는 천식 및 기타 건강문제의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법안을 두고 환경단체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은 해당 규제안이 연방정부의 '도 넘은 행위'라고 비난했다. 석유가스기업 및 노조, 기업단체들은 전기를 난방용으로 쓰는 건물이 가스를 사용하는 건물보다 비용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주민들의 반응도 회의적이다. 최근 미국 시에나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뉴욕주 전체 응답자의 53%가 새 집에서 가스 스토브를 없애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전 사례를 감안하면 뉴욕의 금지조치도 법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텍사스와 애리조나를 포함한 주에서도 소비자가 에너지원을 선택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천연가스 규제조치를 막은 바 있다.

지난달 미 연방항소법원은 미 연방법이 시 규정을 우선한다면서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시가 신축건물 내 천연가스 금지안을 시행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해당 판결은 다른 지역의 가스 규제 노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차기 대표 선정 9부 능선...'박윤영·주형철·홍원표'로 압축

KT 차기 사장 후보가 박윤영, 주형철, 홍원표 3명으로 좁혀졌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월 16일까지 접수된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

하나금융,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차량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전기차량을 이동차량으로 지원했다고 9일 밝혔다.이번 차량 지원은 주로 도시 외곽에 위치한 장애인

LS전선, 국내 전선업계 최초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획득

LS전선이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스(Underwriters Laboratories Solutions)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인증'을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kt ds, 취약계층 500가구에 '김장나눔' 봉사활동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화원종합복지관에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kt ds 임직

폐철에서 고급철 회수...현대제철, 철스크랩 설비에 1700억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2032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도입 등

기후/환경

+

"AI에게 건물 냉난방 맡겼더니...에너지 사용량 42.5% 절감"

건물의 냉난방장치 제어를 인공지능(AI)에게 맡겼더니 에너지 사용량이 42.5%나 절감됐을 뿐 아니라 실내 공기질도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문현준

"곧 규모 8강진이 닥칠 수 있다"…대지진 공포에 휩싸인 일본

한밤중 규모 7.5의 강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쓰나미 경보까지 발생하자, 일본 열도는 또다시 대지진의 공포에 휩싸였다. 7.5 강진 이후 발생한 규모 6.4

경기도, 도심 미세먼지 불법배출 사업장 16곳 적발

경기도는 도심지 미세먼지 발생사업장 330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불법행위 집중수사에서 16개 사업장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적발했다고 9일 밝혔

英 굴 서식지 복원 나섰다...연안 생태계 회복 프로젝트

영국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굴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8일(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포지티브뉴스(Positive News)에 따르면, 영국 정부와 보전단

中 신흥국 녹색공급망 노리나?...해외 그린테크에 800억불 투자

중국이 지난 1년간 해외 그린테크 프로젝트에 약 80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신흥국 녹색공급망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8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

이번엔 '플라스틱 국제협약' 합의 도출?...환경총회에서 논의 재개

3년간 논의에도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현재 열리고 있는 유엔환경총회(UNEA-7)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