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절반 '극한기후' 직면...'가마솥 더위'에 전력공급도 차질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3 07:00:02
  • -
  • +
  • 인쇄
텍사스 등 때이른 폭염에 전력수요 폭증
엘니뇨 닥치는 올여름 극한날씨 더 심해


5월 이후 북미지역 최고기온이 40℃를 훌쩍 넘어서는 폭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3억4000만명에 달하는 미국 인구의 절반이 극심한 기후에 직면하게 됐고, 이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으로 전력망 공급에도 차질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가 닥치면서 올여름에 폭염과 산불, 열대성 폭등 위험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여, 기후변화가 전력 등 인프라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참여과학자연합(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UCS)은 "미국 국립기상청(NWS) 데이터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며 "수요일(22일) 기준으로 미국에서 5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극한기후에 노출되며, 이 중 약 3분의 1이 연방정부가 지정한 취약지역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NWS는 "이른바 '위험의 계절'이라고 부르는 5월~11월 사이가 큰 고비"라며 "점점 더 격렬해지는 폭풍과 폭염, 산불이 미국을 포위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며칠동안 미시시피 밸리 하류와 걸프 연안 중부주를 강타한 폭풍으로 전력선이 끊어지고 가옥이 붕괴되는 등 해당 지역은 초토화됐다.

텍사스주 오스틴은 21일(현지시간) 오후 체감온도가 48℃에 달하는 등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텍사스 중부의 애빌린도 42℃(체감 44℃)를 기록했고, 동부의 해리슨 카운티도 37℃(체감 49℃), 북부의 댈러스는 36℃(체감 44℃)를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예년보다 훨씬 높은 기온을 나타내면서 텍사스 전역에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텍사스의 이같은 폭염특보는 지난 15일부터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약 2900만명이 거주해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지역인 텍사스에서 폭염이 계속되면서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텍사스 전력망의 90%를 관리하는 텍사스전력위원회(Electric Reliability Council of Texas)는 지난 19일 전력 수요가 7만9304㎿로, 지난해 6월의 일일 최고기록인 7만6718㎿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텍사스의 일일 전력 수요 역대 최고 기록은 지난해 7월 20일의 8만148㎿였는데, 텍사스전력위원회는 오는 26일 전력 수요가 8만3277㎿에 도달하며 종전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했다.

폭발적인 전력수요 증가로 정전이 우려되자 텍사스전력위원회는 전날 주민들에게 "안전한 상황이라면 오후 4∼8시에 자발적으로 전기 사용을 줄여달라"고 공지했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poweroutage.us)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텍사스의 2만3652가구가 정전된 상태다.

후안 데클레-바레토(Juan Declet-Barreto) UCS 기후취약성 사회과학자 선임연구원은 "올해 폭염경보의 약 10%는 기후위기와 연관된 명확한 '기후신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고온 추적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의 기후변화 지수에 따르면 텍사스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더위가 3배 더 심해졌다. 이에 많은 과학자들은 "기후위기가 더 강렬하고 장기적인 폭염, 폭풍, 가뭄, 홍수를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가 계속 이어지면 전력공급 부족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텍사스에서는 이미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북미전력신뢰성공사(North American Electric Reliability Corporation)는 "올여름 북미의 3분의 2 지역에서 전력공급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UCS 기후 및 에너지 프로그램 정책담당 레이첼 클리터스(Rachel Cleetus) 이사는 "이것은 기후변화가 우리 인프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또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여름은 꽤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폭풍과 홍수, 화재, 가뭄으로 인해 약 1650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했고, 이는 1980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역대 세번째로 피해가 큰 한해였다. 또 이로 인해 474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앞으로 폭염 등 극한기후로 인한 사망자가 더 늘어나며, 피해액도 더 커진다는 점이다.

USC의 바레토 연구원은 "이 작업을 수행하고 이를 설명하는 모든 목적은 사람들에게 기후변화가 이미 큰 문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큰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호주 봄날씨 실화냐?...한낮 기온이 46℃ '지글지글'

호주 북부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웃도는 폭염을 겪고 있다.호주 기상청(BoM)은 북부 지역인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