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가뭄끝에 '물폭탄'...극과극 이상기후 더 빈번해진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9 14:59:03
  • -
  • +
  • 인쇄
이탈리아 평균기온 산업화전보다 2.1℃ 상승 
작년 기상이변의 수가 10년전보다 5배 증가


홍수와 가뭄 등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 재해의 원인이 기후위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주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의 일부 지역은 단 36시간만에 연평균 강우량의 절반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 홍수로 수천 에이커의 농지가 물에 잠겼으며, 18일(현지시간)까지 약 2만명이 집을 잃었고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자연기구(WWF)이탈리아 지부는 "에밀리아로마냐 강둑을 따라 물을 흡수하는 숲과 초목을 제거한 것이 피해를 더 키웠다"며 "수년간 규제되지 않은 건축과 산업 규모의 농업이 가져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같은 극한기후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는 이탈리아 중부지역에서 발생한 돌발 홍수로 11명이 사망했으며, 스페인과 프랑스 남부의 농부들은 수년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는 유럽 전역에서 전례없는 폭염이 발생했다. 

기상학자들은 "유럽 전역에서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극한 기상 현상도 빈번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탈리아 환경지질학회(SIGEA)의 파올라 피노 다스토레(Paola Pino d’Astore) 박사는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으며 우리는 그 결과를 경험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새로운 표준"이라고 말했다. 

다스토레 박사는 "이탈리아와 같은 반도 국가는 특히 기후위기에 취약하다"며 "양쪽에 있는 바다가 급속히 온난화됨에 따라 극한 기후 현상이 더욱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반도 국가인 우리나라도 시사되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8월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섬 시라쿠사(Syracuse)의 최고 온도는 48.8℃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유럽에서 측정된 기온 중 가장 높은 기온이다. 지난 10년간 이탈리아의 평균 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2.1℃ 높은 수치다. 

현지 기후운동가들은 "지금까지 기후위기 최전선은 남쪽에 있었기 때문에 기후위기에 가장 책임이 적은 사람들이 최악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말이 자주 나왔다"며 "하지만 이제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조만간 다른 유럽 국가들도 극한 기후의 공격에 직면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가장 먼저 큰 타격을 입는 부분은 농업이다. 현지 농민단체 콜드리레띠(Coldiretti)에 의하면 이탈리아에서 토네이도, 거대한 우박, 낙뢰 등 지난 여름에 기록된 기상이변의 수가 10년 전에 기록된 수보다 5배 많다. 콜드리레띠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작물 수확량이 최대 45%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도 황급히 개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환경부는 최초의 기후 적응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지 환경단체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WWF 이탈리아 지부는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방법을 넘어 일상적인 계획의 영향을 고려하는 기후변화 적응 정책이 점점 더 시급해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기후/환경

+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경기도 공공소각장 4곳 내년 착공...2030년까지 21곳 확충

경기도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내년에 공공소각시설 4곳을 착공한다.22일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

올해 한반도 열대야 12.1일...2050년에 2배 증가한다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열대야 일수는 지금보다 2배 늘어나고, 2100년에 이르면 7배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년에 85일을 폭염에 시달린다는

기후변화가 바꾸는 식탁...CO2 늘수록 열량은 늘고 영양은 줄어

기후변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작물의 열량은 증가하는 반면, 필수 영양소 함량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0일(현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