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저에 영구동토층이?...극지연구소, 음파로 확인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7 09:57:13
  • -
  • +
  • 인쇄

국내 연구진이 북극 동시베리아해에서 수집한 음파를 분석해 해저 영구동토층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했다.

영구동토층은 탄소가 외부로 새나가는 것을 막고 보관하는 역할을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빠르게 녹으면서 제기능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상부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닷물에 노출된 해저 영구동토층에서는 메탄 분출 현상이 자주 목격된다.

극지연구소 나형술 박사와 한양대학교 에리카(ERICA) 한동균 박사연구팀은 지난 2017년부터 북극 동시베리아해에 독자적인 수중음향관측시스템을 구축하고 바다의 소리를 수집, 분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북극 동시베리아해 연안의 수심 변화와 해저면 하부의 영구동토층 존재를 파악했다고 27일 밝혔다.

음파는 공기중(약 340 m/s)에 비해 바닷속에서 약 4배 가량 빠르게 전달(약 1500m/s)되고, 영구동토층처럼 밀도가 높은 매질을 통과할 때 속도가 더욱 빨리지는 경향이 있는데, 연구팀은 이러한 소리의 음향학적 특징과 수치모델을 이용해 얇은 상부퇴적층에 덮여 있는 영구동토층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음파는 바닷속에서 멀리까지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특성이 있어서 접근이 어렵거나 장기간 관측을 필요로 하는 연구에 유용하다. 이번 연구는 인간에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음 등을 최소화한 비침습적인 방식이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양 소음 유발 가능성도 낮고 친환경적이다.

▲동시베리아해 수중음향 관측 위치(사진=극지연구소)

동시베리아해는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기원한 바닷물이 마주치는 곳으로,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보다 저위도의 바다에서 북상하는 어족 자원들이 발견되는 등 해양생태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바다다. 연구팀은 2017년 이후, 매년 해당 바다를 방문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시베리아해의 소리를 장기 관측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관측시스템에 기록된 데이터를 분석해 북극해 해빙이 이동할 때 나는 소리, 턱수염바다물범 같은 해양 포유류가 내는 소리 등을 분리해내는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장기간 관측한 북극 바다 속 음향 데이터는 그 확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도 "북극 해양 생태계 변화와 북극 해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될 수 있어 앞으로 쓰임새가 더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해양수산부 연구과제 '북극해 온난화-해양생태계 변화 감시 및 미래전망 연구'와 '북극해 해저지질 조사 및 해저환경 변화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프론티어스 인 마린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