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북극바다 어장지도'가 바뀌고 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9 10:31:23
  • -
  • +
  • 인쇄
온난화로 녹은 얼음 북극해로 흘러들어가
염도·산성도 바뀌면서 해양생물자원 변화
▲북극해 주변 담수 유입량 변화를 고려한 식물 플랑크톤의 계절별 농도 변화량 (자료=극지연구소)

기후위기로 북극 바다에 유입되는 강물이 늘어나면서 어장지도가 바뀔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9일 극지연구소는 기후위기로 북극 주변 얼어붙은 땅이 녹아내리면서 전에 없던 많은 양의 담수가 북극해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이에 따라 바닷물의 염도, 산성도, 영양분 공급이 바뀌면서 북극해양생물자원의 분포가 바뀔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북극해 해양생태계에서 주변지역 강물의 유입효과를 확인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를 진행한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연구팀은 부경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2016년 이후 북극 축치해와 동시베리아해로 유입되는 강물의 양을 측정하고 해양순환과 생태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현장을 탐사해 관측 자료를 확보했다. 수치모델링 작업을 수행해 기후변화가 녹인 물이 북극해로 유입돼 해양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일련의 과정을 풀어냈다.

분석 결과, 그린란드 북동부 바렌츠-카라해에 주로 분포하던 북극 식물플랑크톤의 서식지가 강물이 다량 유입되면서 미래에는 동시베리아-축치해로 이동할 것으로 분석됐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대서양과 인접한 바다에서 태평양과 닿아 있는 해역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식물플랑크톤은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의 일차 생산자로, 그 수가 많아질수록 좋은 어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린란드 북동부 바다의 어족자원들이 러시아와 캐나다 북부의 어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식물플랑크톤은 해양생태계 생산 기능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완충 역할도 수행한다. 지난 3월에 발간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는 북극강물 유입 효과가 다뤄지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결과가 반영된다면 미래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과제 '북극해 온난화-해양생태계 변화 감시 및 미래전망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멘털 리서치 레터스'(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6월호 게재됐다.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기후변화를 늦추고 새로운 어장은 촉진하는 식물플랑크톤의 놀라운 역할을 규명한 이번 연구결과가 북극해 주변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권 미래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데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검증"…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 출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가 출범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는 18일 서울 종로

기상예보 어쩌려고?...美 백악관 "대기연구센터 해체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이다.17일(현지시간)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자신의 X(

기상청 "내년 9월부터 재생에너지 맞춤형 '햇빛·바람' 정보 제공"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을 위해 기상청이 내년 9월부터 일사량과 풍속 예측정보까지 제공한다. 기상청은 '과학 기반의 기후위기 대응, 국민 안전을 지

'전력배출계수' 1년마다 공표된다...2023년도 '0.4173톤' 확정

2023년 전력배출계수는 1메가와트시(MWh)당 0.4173톤(tCO2eq)으로 공표됐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월부터 '전력배출계수' 갱신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150개국 참여한 '국제메탄서약'...메탄규제 국가 달랑 3곳

지난 2022년 전세계 150개국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을 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18일 본지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