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빙붕·영구동토층...기후변화에 '티핑포인트 5곳' 붕괴 직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06 17:18:06
  • -
  • +
  • 인쇄
티핑포인트 26곳 중 5곳이 '임계점'에 직면
"대규모 강제이주와 금융위기 닥칠 수 있어"
▲남극 빙산 (사진=연합뉴스)


담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바다의 댐' 역할을 하는 북그린란드 빙붕이 붕괴되면 바닷물이 제대로 순환하지 않으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또 탄소흡수능력이 높은 맹그로브숲이 파괴되면 대기중 탄소량은 더 증가해 지구의 온도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게 된다.

이처럼 지구에는 기후위기로 한번 파괴되면 복구 불가능한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26곳이 존재하는데, 이 가운데 5곳이 현재 붕괴 직전에 있다는 '티핑포인트 보고서'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6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 보고서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조성한 '베이조스 지구펀드'의 지원을 받아 전세계 200명의 과학자들이 분석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임계점에 다다른 티핑포인트는 북그린란드 빙붕을 포함해 서남극빙상, 영구동토층 해빙, 열대산호초 사멸, 북대서양 아극성 환류 등 모두 5곳이다. 이들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1.2℃까지만 올라도 위험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또 7년 내에 3개의 티핑포인트가 더 추가되면서 대규모 강제이주와 금융위기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세계 각지의 티핑포인트들은 복잡하게 연계돼 있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대응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대돼버리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북그린란드 빙붕은 북극 빙하의 유입을 막는 '바다의 댐'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 빙붕은 지난 45년동안 크기가 3분의 1로 감소해 붕괴 직전이다. 북그린란드 빙붕이 붕괴되면 담수가 바다로 대거 유입되면서 바닷물의 순환에도 영향을 준다.

북극 인근의 차갑고 염도가 높은 바닷물은 심층수가 돼 남쪽으로 내려가고, 그 빈자리를 중위도 열대지방의 염도가 낮고 따뜻한 바닷물이 채우는 식으로 순환이 이뤄지는데, 이를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라고 한다. 북그린란드 빙붕이 무너지면 염분농도가 묽어지면서 해수의 밀도가 불안정해지고, AMOC의 순환 속도가 느려진다. AMOC의 속도가 느려지면 열이 제대로 분산되지 않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엘니뇨 현상이 가중되고, 온난화는 가속화한다.

현재 위험한 5곳의 티핑포인트 외에 맹그로브숲과 연안습지, 북방침엽수림 등 3곳의 티핑포인트도 2030년까지 임계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특히 일반적인 숲보다 탄소흡수능력이 5배 이상인 맹그로브숲은 지구 평균온도가 1.5℃가 넘어서면 급속도로 파괴되고, 2℃가 넘으면 99%가 파괴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로 인해 대기중 탄소량이 증가하면서 지구온난화는 더 가속화되고, 이는 다시 티핑포인트를 자극하는 '기후 되먹임'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전날 COP28에서 공개된 또다른 보고서에서는 2023년 화석연료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전년대비 1.1% 늘어 사상 최대치인 368억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같은 추세면 금세기말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은 2.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티핑포인트 보고서의 전망이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피해가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서남극빙상만 무너져내려도 해수면이 2m가량 상승하면서 매년 4억8000만명이 해안침수로 피해를 입게 된다.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 인근지역의 지반이 약화해 기반시설 70%가량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주요 임계점을 넘어서면 분쟁이 잦아지고, 대규모 이주나 재정적인 충격으로 사회가 붕괴되는 지경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의 저자 가운데 1명인 영국 엑서터대학교 글로벌시스템연구소의 톰 파웰 박사는 "전기차 전환이 배터리 가격인하로 이어지고, 값싼 배터리를 기반으로 에너지 저장장치가 늘면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진되고, 수소연료전지도 보급이 확대되면 암모니아도 보다 청정한 방식으로 생산 가능해지면서 농업에 사용되는 비료도 탈탄소화할 수 있다"면서 "이처럼 긍정적인 '사회적 티핑포인트'도 있기 때문에 모두가 함께 지속가능한 선택을 하는 조직된 행동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단결된 대응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