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폭염' 동물도 괴롭다...무더위에 반려동물 지키려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8 08:30:02
  • -
  • +
  • 인쇄
헐떡임, 침흘리기 등 이상행동 살펴야
귀·코끝 노출부위 자외선 차단제 권장


극한폭염은 반려동물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관상어, 조류, 반려견 등에 대한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에드워드 나라얀 축산학 박사는 지난 6일(현지시간) 학계의 전문분석을 주로 싣는 온라인 매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반려동물에 대한 폭염 안전수칙을 게재해 주목을 받았다.

반려동물, 가축, 야생동물들은 경제, 생활문화, 생태계 유지 차원에서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다. 그런데 최근 기후위기로 젖소의 우유 생산량이 35% 급감하거나 땀샘이 없는 육계가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하는 등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단순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동물복지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나라얀 박사는 지난달 21일 기후위기가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영양, 서식환경, 신체건강, 행동, 심리상태 등 5가지 동물복지 요소로 풀어낸 최초의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바 있다. 그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에 앞서 이 5가지 동물복지 모델 적용 대상을 반려동물로 좁혀 반려동물 주인들이 취할 수 있는 조처를 중심으로 한 안전수칙을 공개했다.

일례로 관상어를 키우는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수온을 확인해야 한다. 물고기는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수조의 온도가 조금만 변해도 물리적인 상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열대어가 아니라면 실내 수조는 대개 20~25℃를 유지해야 한다.

수조 온도가 오르면 물고기는 신진대사율이 증가하면서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게 된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성장속도가 느려지거나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조는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해야 하고, 수조 내 온도조절기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열 스트레스는 반려새의 생리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체중을 잃거나 깃털을 계속해서 쪼고, 둥지를 떠나려 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게 된다. 야외 우리나 새장에 그늘을 마련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그늘과 함께 모이와 물을 충분히 채워놓고, 얕은 욕조를 둬 반려새가 몸을 식힐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반려견주가 취해야 할 조처는 특별히 더 까다롭다. 강아지를 데리고 직접 산책에 나서야 하지만, 폭염시 반려견주의 80%가 산책을 꺼리면서 운동량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열 스트레스에 더해 운동부족으로 반려견들에게 또다른 건강문제를 발생시킨다.

나이가 많거나 가죽이 두꺼운 경우, 과체중이거나 얼굴이 납작하고 주둥이가 짧은 견종일 경우 폭염에 더 취약하다. 과도하게 헐떡이지 않는지, 급작스레 이상행동을 보이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지켜보는 사람이 없는 차량에 반려견을 그대로 두고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동반외출시 반려견을 위한 물을 따로 용기에 담아 준비한다.

집안에 있을 때에도 얼음물이나 그늘 주변에 스프링클러를 마련해 반려견이 체온을 낮출 수 있도록 돕는다. 산책은 열기를 피해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 다녀와야 한다. 또 분홍색 피부가 노출된 귀끝이나 코와 같은 부위에는 반려견용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게 좋다.

개와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그늘 속에서 마실 물을 충분히 마련해주는 게 좋다. 특히 흰색 고양이의 경우 햇빛에 취약하기 때문에 귀끝과 코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줘야 한다. 시원하고 환기가 잘되는 방에 상주하도록 하고, 실내에서 놀이를 하더라도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해야 한다.

이밖에도 반려묘가 과도하게 헐떡이거나 침을 흘리며 맥박이 빨라지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나 홍수는 진드기나 벼룩의 개체수와 이를 매개로 한 질병 유병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나라얀 박사는 "인간은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대응할 능력이 있지만, 반려동물들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은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며 "극한폭염과 같은 이상기후가 더 심해지고 있고, 이로부터 반려동물을 지키기 위한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기후/환경

+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