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식품' 이렇게 다양했어?...가공식품부터 유제품까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8-22 08:01:02
  • -
  • +
  • 인쇄
▲국내 최초 비건식품 전문기업 '베지푸드'의 비건 즉석식품들 ⓒnewstree


고기없는 육포, 미꾸라지없는 추어탕, 우유와 달걀이 없는 빵, 돼지고기없는 햄...

국내 비건 인구가 10년 사이에 10배 이상 늘면서 비건식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비건식품하면 흔히 콩고기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곤약, 버섯, 쌀 등 비건식품 재료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제품의 종류도 많아졌다.

22일 뉴스트리 취재에 의하면 한국비건인증원에서 인증받은 비건식품 업체만 330곳에 달했다. 이는 비건식품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비건 인구는 2022년 기준 150~200만명, 비건이 아닌 '채식 선호' 인구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체육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규모는 1740만달러(약 233억7600만원)로, 2016년 1410만달러(약 189억4300만원)보다 23.7% 증가했다. 공사는 2016~2020년 연평균 5.6%씩 성장하는 추세가 이어져 2025년에는 2020년보다 29.7% 증가한 2260만달러(약 303억6300만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건 시장의 이같은 성장세는 과거에 중장년층 중심으로 건강이나 체질, 질병 등을 이유로 채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들어 비건이 다이어트와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문제, 동물보호 등 윤리적 소비측면이 강조되면서 2030대 청년층이 국내 비건문화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젊은층을 겨냥한 비건식품들이 많이 시판되고 있다. 장조림이나 오뎅탕, 추어탕같은 국류를 비롯해 곤약스틱까지 나와있다. 곤약스틱을 치즈스틱 대체식품으로 베지푸드에서 만들고 있다. '퓨처엑스'가 콩과 식이섬유로 만든 '다이노 브이 비건 캔 햄'은 멸균처리가 돼 있어 생으로도 섭취할 수 있다. 오뚜기의 사내스타트업 '언피스크109'에서 만든 콩을 주재료로 한 참치캔 '언튜나'도 저칼로리 비건식품이어서 헬스인들 사이에서 호응이 좋은 편이다.

비건인들을 위한 제과와 제빵도 많아졌다. 대부분의 빵은 제조할 때 버터와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재료가 첨가되지만 비건 제과제빵은 이같은 동물성 식재료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야미요밀'에서 만든 순식물성 쌀빵이 꼽힌다. 이 빵은 우유와 달걀, 버터, 백밀가루, 백설탕, GMO식품, 보존료, 식물성 크림이 일체 첨가되지 않았다. '피키디거스'에서도 설탕과 밀가루 대신 두부로 '프로틴 크림 두부빵'을 만들었다. 기자가 직접 시식해본 결과 기존 빵보다 식감은 살짝 미끈거리는 느낌이었다.

콩과 아몬드 등으로 만든 비건 우유에 이어, 비건 요거트도 등장했다. '스윗드오'에서 두유로 만든 '소이 그릭요거트'를 기자가 직접 맛보니 식감은 그릭요거트와 똑같은데 콩 냄새가 좀 났다. 꿀, 과일 등과 함께 먹으면 맛있을 것같았다.

식물성 프로틴바 시장도 커지고 있다. 잇프롯'(Itprot)의 '잇프롯 비건 프로틴바'는 국내 처음으로 식물성 단백질인 '워터렌틸'로 만든 식물성 프로틴바다. 워터렌틸은 우리나라에서 '개구리밥'으로 불린다. 잇프롯 관계자는 "개구리밥의 일종인 울피아 아리자(Wolffia arrhiza), 즉 분개구리밥으로 프로틴바를 만든다"고 말했다. 울피아 아리자는 17시간에 2배씩 자라는 크기가 가장 작은 부유 수생식물이다. 워터렌틸은 이스라엘 등 해외에서 이미 대체단백질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동물성 식재료가 들어있지 않은 비건용 소스도 나와있다. '채식한입'에서는 콩고기 볶음고추장을 판매하고 있고, '옴뇸'에서는 비건용 파스타소스 볼로네제와 라구소스 등을 시판한다. 시식해보니 고기를 사용한 제품보다 뒷맛이 깔끔한 느낌이었다. 옴뇸 관계자는 "새송이버섯과 렌틸콩으로 식감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건 산업이 확대되고 제품도 다채로워지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건업계 한 관계자는 "비건이 트렌드로서 급속히 떠오르면서 많은 기업들이 비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비건을 시작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제품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환경

+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