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SG펀드 줄줄이 청산...규제까지 강화되면서 ESG펀드 '찬밥'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2 15:28:50
  • -
  • +
  • 인쇄

올들어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20개 이상의 ESG 펀드를 줄지어 없애는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는 ESG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ESG 증권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 금융컨설팅 및 투자관리기업 모딩스타(Morningstar) 데이터에 따르면 스테이트 스트리트 코퍼레이션(State Street Corporation), 콜럼비아 스레드니들 투자(Columbia Threadneedle Investments), 재너스 헨더슨 그룹(Janus Henderson Group) 등 거대 자산운용사들은 20개 이상의 ESG 펀드를 청산했다.

현재 미국에는 656개의 ESG 펀드가 있지만 청산하는 펀드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청산건수는 지난 3년에 걸쳐 청산된 것보다 더 많은 지속가능성 펀드가 청산됐다.

이달 1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 또한 "2개의 지속가능 신흥시장 채권 펀드를 해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들의 운용 자산은 약 5500만달러(약 736억원)에 이른다.

모닝스타 지속가능성 연구담당 알리사 스탄키에비츠(Alyssa Stankiewicz) 차장은 "우리는 2022년과 2023년에 확실히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2022년부터 일부 ESG 및 지속가능성 편드가 실적부진 및 자산확보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가격이 상승해 화석연료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ESG 펀드는 하락세로 접어든 것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투자 펀드의 그린워싱 마케팅 관행을 단속하는 규정을 채택했다. 이 규정은 펀드를 구성하는 자산의 80% 이상이 펀드 광고내용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한 투자회사에서 자사 금융상품을 두고 '신재생 에너지 투자펀드'로 광고한다면 실제 자금의 80% 이상을 재생에너지 회사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SEC 관계자는 "현재 투자 자금의 76%가 신규 규정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ESG 펀드에 대한 관심을 악용해 광고내용과 실제 투자내역이 판이한 '그린워싱' 펀드가 우후죽순 등장한데 따른 조치다.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은 "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펀드가 광고하는 투자 초점과 일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블랙록의 한 ESG 펀드 상품은 정작 운용금액의 35%를 15개 석유·가스 회사에 투자하는 등 그간 금융계의 'ESG 그린워싱'은 만연했다는 지적이다. 

증권 당국의 이같은 조치에 미국 금융계는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에릭 팬(Eric Pan) 미국 자산운용협회(Investment Company Institute) 대표는 "이 규칙은 미국 전체 펀드의 4분의 3 이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투자자들 사이에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펀드그룹(Washington funds group)은 성명서를 통해 "결국 SEC가 자유로운 투자 결정에 개입하고자 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기후/환경

+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美 트럼프 법무부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석유화학 대기업에 기후피해를 배상하게 하는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

강릉 가뭄 '한숨 돌렸다'...'단비' 덕분에 저수율 23.4%까지 회복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강릉의 저수율이 지난 수요일 내린 폭우 덕분에 18일 오전 6시 기준 23.4%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평년 저수율 71.8%에 크게 못미치는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알림]'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어워즈' 6개사 선정...19일 시상식

기후변화에 맞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