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비'가 현실로?...구름에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0 17:04:15
  • -
  • +
  • 인쇄
日 후지산·오야마산 정상 구름에서 검출 확인
고농도 축적시 생태학적 균형이 무너질 수도

풍화에 의해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이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마리아나해구와 남극에 이어 고산지대 구름에서도 검출됐다.

일본 와세다대학 연구진은 후지산과 오야마산 해발 1300~3776m에 있는 구름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폴리우레탄 등 9가지 유형의 중합체와 1가지 유형의 고무가 검출됐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구름에서 미세플라스틱을 확인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구름에 1리터(L)당 약 6.7~13.9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었고, 개중에는 수분을 끌어들이는 성질을 지닌 플라스틱이 대량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플라스틱오염이 구름을 증가시켜 결국 전체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을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공기나 바람을 타고 장거리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공기중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원인으로 파도가 충돌하거나 바다 거품이 터질 때 방출되는 파도의 비말이나 자동차가 뿜어내는 먼지, 타이어 분진 등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구름에 섞인 플라스틱이 비로 내려 농작물과 수질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이미 비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바 있다.

5m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분해과정이나 산업폐수 등으로 배출돼 전세계 곳곳에 쌓이고 있다. 최근에는 매년 최대 1000만 톤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는 추정치도 나왔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음식물이나 공기흡입 등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체내로 고스란히 유입되고 있다. 이미 인간의 폐와 뇌, 심장, 혈액, 태반, 대변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바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은 아직 연구중이지만, 생쥐실험에서 암과 과민성 대장증후군, 행동변화 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음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더욱이 미세플라스틱이 대기 상층부에서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분해되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연구진은 고지대 구름에 미세플라스틱이 고농도로 축적되면 생태학적 균형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의 주저자인 오코치 히로시 와세다대학 교수는 "플라스틱 대기오염 문제가 적극 해결되지 않으면 기후변화와 생태학적 위험이 현실이 되어 향후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환경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화학학술지'(Environmental Chemistry Letter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