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식량 3분의 1 생산하는데...자영농, 기후기금의 0.3% 지원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7 16:09:47
  • -
  • +
  • 인쇄
▲보고서 표지 (출처=클라이밋포커스)

전세계 식량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소규모 자영농에게 지원되는 기후기금은 고작 0.3%에 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컨설팅기업 클라이밋포커스(Climate Focus)가 11월말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공공 기후금융의 2%만이 소규모 가족농가와 농촌 공동체에 지원됐다. 이는 민간재원까지 모두 합친 전체 국제기후금융으로 따지면 0.3% 비중이다.

식량 전문가들은 "이 자영농들에 대한 지원이 미비할 경우 기아뿐 아니라 식량안보도 타격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부 및 남부 아프리카 소규모 농민포럼(Eastern and Southern Africa Small-Scale Farmers Forum)의 하킴 발리리아네(Hakim Baliriane) 의장은 "2019년 이후 1억2200만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다"면서 "정부가 수 백만명의 가족농부들의 손을 계속 묶어두면 추세를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며 "자영농은 전세계 식량의 3분의 1을 생산하지만 이들에게 지급되는 기후대응 지원금은 극히 일부"라고 꼬집었다.

일례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예상되는 금융자원의 수요는 연간 1700억달러 규모다. 하지만 기후취약성으로 극심한 식량불안에 시달리는 잠비아와 시에라리온 자영농들에게 지급된 지원금은 2000만달러 남짓이라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2헥타르(ha) 미만의 농장을 운영하는 자영농은 세계 식량의 32%를 생산하고 있다. 5ha 이하의 농장에서 수확하는 9가지 필수 작물은 전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보고서는 "농식품 부문에 대한 국제공공 기후금융의 80%는 개발도상국 정부 또는 선진국 비정부기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며 "복잡한 자격 규정과 신청 절차로 인해 자영농들이 지원받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농업단체들은 "농민들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에스더 페투니아(Esther Petunia) 아시아농민협회(Asian Farmers Association) 사무총장은 "농부들의 경험과 과학적 연구를 종합했을 때 자연과 협력하고 지역사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기후위기에서 식량안보를 보호하는 열쇠"라며 "기후금융에 대한 대대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코수르 자영농단체연합(COPROFAM)의 알베르토 브로흐(Alberto Broch) 회장은 "이미 6억개 이상의 자영농들이 보다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인 식량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며 "의사결정에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기후재정에 이들이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우리는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강력한 동맹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차기 대표 선정 9부 능선...'박윤영·주형철·홍원표'로 압축

KT 차기 사장 후보가 박윤영, 주형철, 홍원표 3명으로 좁혀졌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월 16일까지 접수된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

하나금융,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차량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전기차량을 이동차량으로 지원했다고 9일 밝혔다.이번 차량 지원은 주로 도시 외곽에 위치한 장애인

LS전선, 국내 전선업계 최초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획득

LS전선이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스(Underwriters Laboratories Solutions)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인증'을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kt ds, 취약계층 500가구에 '김장나눔' 봉사활동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화원종합복지관에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kt ds 임직

폐철에서 고급철 회수...현대제철, 철스크랩 설비에 1700억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2032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도입 등

기후/환경

+

"AI에게 건물 냉난방 맡겼더니...에너지 사용량 42.5% 절감"

건물의 냉난방장치 제어를 인공지능(AI)에게 맡겼더니 에너지 사용량이 42.5%나 절감됐을 뿐 아니라 실내 공기질도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문현준

"곧 규모 8강진이 닥칠 수 있다"…대지진 공포에 휩싸인 일본

한밤중 규모 7.5의 강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쓰나미 경보까지 발생하자, 일본 열도는 또다시 대지진의 공포에 휩싸였다. 7.5 강진 이후 발생한 규모 6.4

경기도, 도심 미세먼지 불법배출 사업장 16곳 적발

경기도는 도심지 미세먼지 발생사업장 330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불법행위 집중수사에서 16개 사업장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적발했다고 9일 밝혔

英 굴 서식지 복원 나섰다...연안 생태계 회복 프로젝트

영국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굴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8일(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포지티브뉴스(Positive News)에 따르면, 영국 정부와 보전단

中 신흥국 녹색공급망 노리나?...해외 그린테크에 800억불 투자

중국이 지난 1년간 해외 그린테크 프로젝트에 약 80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신흥국 녹색공급망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8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

이번엔 '플라스틱 국제협약' 합의 도출?...환경총회에서 논의 재개

3년간 논의에도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현재 열리고 있는 유엔환경총회(UNEA-7)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