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ESG펀드'...수익률 하락에 美투자자들 줄줄이 '손절'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6 11: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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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자금이 대거 인출되면서 돈줄이 마르고 있다. 주로 미국 투자자들이 펀드 수익률이 하락하자 투자금을 대량 인출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투자관리기업 모딩스타(Morningstar)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미국 ESG펀드 고객들은 2023년 4분기동안 51억달러(약 6조8187억원)를 인출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인출금 27억달러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일본 투자자들의 인출금 12억달러(약 1조6044억원)까지 합치면 63억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같은기간 유럽 투자자금 33억달러(약 4조4121억원)가 유입됐는데도 순유출을 막지는 못했다.

모딩스타는 "전체적으로 글로벌 지속가능펀드 시장은 지난해 4분기 약 25억달러의 순환매가 발생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미국 투자자들이 ESG에 대한 회의론을 가진 것은 공화당의 정치적 공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뉴햄프셔주에서는 ESG를 범죄화하는 법률을 제정하려는 시도가 일어나는 등 미 전역에서 ESG에 대한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일반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재무수익률이 장기간 지속되자, 투자자들이 ESG 펀드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 S&P 글로벌 청정에너지 지수가 20% 이상 하락한 반면 S&P500 지수는 24% 상승했다. 친환경·지속가능성 대형주들이 큰폭으로 하락하면서 미국 내 ESG 펀드 인출이 급증한 것이다. 모닝스타는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총 130억달러의 ESG 펀드를 상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유럽발 ESG 펀드에서 총 118억달러의 자금이 수혈됐지만 여전히 적자인 상황인 것이다. 

또 ESG 펀드의 유형에 따라 투자규모 및 수익률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액티브(적극투자)보다 패시브(소극투자)의 규모와 수익률이 더 높았던 것이다. 펀드 투자는 크게 액티브와 패시브로 나뉘는데, 엑티브 투자는 높은 기대수익을 추구하며 적극적으로 기업들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반면 패시브 투자는 우량주를 중심으로 장기 안정적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총 3180억달러의 지속가능 펀드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 중 패시브 투자가 270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액티브 ESG 펀드을 가장 많이 운용하는 아문디(Amundi SA)는 약 84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호텐스 비오이(Hortense Bioy) 지속가능성 연구이사는 "실망스러운 현실은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이 또다시 환매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며 "반면 패시브 펀드는 일관된 회복력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모닝스타는 "ESG에 대한 정치적 공격에도 불구하고 블랙록의 ESG 시장 내 회복력은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모닝스타는 "이러한 현상의 대부분은 지속적인 고금리, 경기침체 우려, 전쟁 확산에 대한 불안감 등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악재가 ESG 펀드에 더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비오이 이사는 "지난 분기의 글로벌 ESG 펀드 흐름은 암울해 보일 수 있지만 유럽 ESG 펀드는 잘 이겨내고 있다"며 "또한 글로벌 ESG 펀드 자산의 가치 자체는 계속 상승해 총액이 8% 증가한 3조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증가세는 글로벌 뮤추얼펀드 및 ETF 시장의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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