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질병 찾고 치료까지...국내 연구진 '생체 나노로봇' 세계 최초 개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4 18:16:40
  • -
  • +
  • 인쇄
▲클러치 나노로봇 크기 모식도(사진=IBS)

몸속을 돌아다니며 질병을 찾아내고 치료까지 해주는 초소형 로봇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천진우 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유전자 신호를 감지해 스스로 클러치를 작동시키는 생체 나노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클러치는 기계의 엔진을 구동하는 핵심요소로, 엔진의 동력을 로터(회전체)로 전달하거나 차단하는 장치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평균 크기 수준인 200나노미터(㎚) 크기의 극미세 영역 내 엔진, 로터, 클러치 등 기계장치를 탑재해 특정질병 인자를 감지하고 세포와 결합해 생체 신호를 조절할 수 있다.

클러치는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기계를 구동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도 높다. 기존에도 나노로봇이 개발됐지만 이 클러치 기능을 구현하지 못했다. 자연계의 박테리아도 편모의 운동을 제어하기 위해 생체 클러치를 이용한다.

연구팀은 독창적인 설계로 나노로봇에 클러치를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화학적 합성법으로 제작한 이 나노로봇은 다공성 구형 로터 안에 자성 엔진이 있고, 로터와 엔진은 각각 DNA로 코팅했다. 로터 표면의 구멍을 통해 환경인자가 내부로 유입돼 특정 유전자 신호를 감지하면, 로터와 엔진에 코팅된 DNA 가닥이 서로 결합해 엔진의 힘을 로터로 전달하는 클러치 역할을 한다.

DNA 클러치가 작동하면 엔진에서 발생하는 힘이 로터로 전달돼 나노로봇이 헬리콥터의 프로펠러처럼 회전시키고 이에 더해 자성을 지닌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에 인체 외부에서 자력을 이용해 무선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다. 자기장 방향에 따라 회전력 발생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도 있다.

이렇게 구동하는 나노로봇은 세포와 결합해 생체신호를 기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질병 인자에 해당하는 특정 마이크로 RNA 유전자가 있으면, 클러치 나노로봇이 이를 감지하고 스스로 작동해 세포 유전자 활성화를 유도한다.

천진우 단장은 "정보의 프로그램화가 가능한 클러치가 구현됐다는 것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로봇이 스스로 주변을 감지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머지않아 진단이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나노로봇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7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