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하고 무거운 눈' '50년만에 1번꼴'...기상정보 더 정교해진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1 11:23:13
  • -
  • +
  • 인쇄
기상청 '2024 주요 정책 추진계획' 발표
'정성적 예보' 추가 재난문자 확대·세분화
▲서울 동작구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올해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유희동 기상청장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일상으로 다가온 기후위기에 대응해 재난문자 발송지역을 넓히고, 전달 정보를 정교화한다는 방침이다.

21일 기상청은 서울청사에서 2024년도 기상청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공개해 '위험기상정보 실효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지난 2023년 수도권에서 시범 운영된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를 올해 수도권에서 정식 운영하고 광주와 전남에서 추가로 시범 운영한다.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강수량이 50㎜, 3시간 강수량이 90㎜'에 도달한 경우 등에 기상청이 직접 발송하는데, 지난 2013~2022년 10년간 전남권은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에 부합하는 비가 내린 날이 연평균 4.1일로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호우특보 기준을 지역별로 달리하는 방안도 연내 마련된다. 현재는 전국이 동일하게 '3시간 강우량 60㎜ 이상 또는 12시간 강우량 110㎜ 이상'이 예상되면 호우주의보, '3시간 강우량 90㎜ 이상 또는 12시간 강우량 180㎜ 이상'이 예상되면 호우경보가 내려진다. 호우특보를 비롯해 각종 기상특보 발령 구역도 대도시 중심으로 세분화된다. 현재는 서울만 특보구역이 4개로 구분돼있는데 5월부터는 부산과 울산도 각각 3개와 2개로 나뉜다.

강수 강도에 대한 '정성적 예보'도 추가된다. 비가 '약한 비'일지, '강한 비'일지, '보통 비'일지 강수량과 강수 지속시간을 고려해 설정될 예정이다. 또 시설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눈 무게를 '습하고 무거운 눈' 등으로 예보하는 지역은 현재 광주, 호남, 강원, 경북북부동해안인데, 오는 11월 충청을 추가한다.

특히 6월부터는 호우와 폭염, 한파 등 위험기상에 대한 정보 제공 시 '극값 순위정보'나 '발생빈도'가 포함된다. '지금 내리는 비는 50년만에 한 번 내리는 수준'과 같은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7월부터 태풍이 경계구역(북위 25도 북쪽·동경 135도 서쪽)에 진입하면 3시간 단위로 하루 8차례 상세정보가 발표되며, 8월부터는 태풍 예보의 과학적 근거를 설명한 해설서가 나온다.

운전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민간과의 협력도 확대한다. 지난해 중부내륙선과 서해안선을 대상으로 시작한 도로위험(도로살얼음, 가시거리) 기상정보 서비스는 올해 경부·중앙·호남·영동·중부·통영대전 고속도로 등 5개 노선에 도로기상관측망을 추가로 구축해 12월부터 추가 노선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진재난문자가 불안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따라 10월부터 발송단위를 시·도에서 시·군·구 단위로 세분화한다. 강진 발생 시엔 빠른 대피가 가능하도록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만을 분석해 재난문자를 보낸 뒤 추후 S파까지 분석해 정확한 규모를 산출한다.

기상청을 '기후위기 감시·예측 총괄기관'으로 지정한 '기후ㆍ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이 작년 10월 제정돼 올해 10월 시행될 예정인 만큼 이에 맞춰 범정부 기본계획도 수립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통합한 '국가 표준 시나리오'을 마련해 일관된 기후위기 대응 정책 추진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기상기후데이터를 수요자가 더욱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날씨 현상별(폭염, 황사 등), 활용 분야별(에너지, 수자원 등)로 기상기후데이터의 맞춤형 묶음 서비스를 개시하고, 폭염·한파 등 위험기상통계와 사회 각 분야 통계정보와의 연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3천톤급 이상 기상관측선 도입과 내륙에 기후변화감시소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태양광·풍력 발전 실증지역 내 기상관측망을 구축하는 등 친환경에너지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토양의 수분함량을 높여 건조지역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어 인공강우 실험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장마철 기록적인 집중호우,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 등 기후위기는 지금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지속적인 국가 발전의 기회로 삼는 기상청이 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