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생태계 재앙이 닥치고 있다"...기온 급격히 상승중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4-08 12:56:09
  • -
  • +
  • 인쇄

남극의 기온이 한때 계절 평균보다 무려 38.5℃ 수직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로 인해 빙하의 감소와 더불어 남극 생태계를 떠받치는 크릴새우가 줄고, 황제펭귄 번식률도 떨어지고 있어 인류와 남극 생태계에 재앙이 닥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동남극 콩코르디아 연구기지는 2022년 3월 18일 남극의 기온이 계절 평균보다 38.6℃나 높았다고 보고했다. 이 정도의 기온 상승은 역사상 유례가 없던 일이다.

마이클 메러디스 영국엑서터대학 빙하학자는 "이와 같은 (온도) 급증이 영하의 기온에서는 크게 체감되지 않겠지만, 만약 영국에서 40℃가 상승한다면 봄철 기온이 50℃ 이상까지 오르는 꼴"이라며 "이는 사람에게 치명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오스트레일리아 등 저위도 지역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과거와는 달리 남극 상공 대기권 깊숙이 침투하면서 기온이 급격히 오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연구에 따르면 서남극의 빙하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녹고 있고, 남극 주변의 해빙 역시 급격히 감소 중이다.

호주 태즈메니아대학 연구팀은 지난주 '기후저널'(Journal of Climate)에 발표한 논문에서 "남극 기후에 남극 생태계와 지구 기후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시거튼 교수도 남극이 지구에서 온난화의 타격을 가장 강하게 받았던 북극을 뒤따르고 있다면서 "북극은 현재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4배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고, 남극 역시 2배나 빨리 따뜻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계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이 다른 지역보다 큰 타격을 입는 이유는 따뜻해진 바다가 해빙을 녹이기 때문이다. 얼음이 녹아 그 밑에 가려져있던 바다가 태양광에 노출되면, 태양 복사열이 우주로 반사되지 못하고 오히려 바다로 흡수된다. 이로 인해 바다가 더욱 가열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빙하가 녹으면 수십 년 안에 해수면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남극의 모든 얼음이 녹는다면 전세계 해수면이 60m 이상 상승해 현재 대부분의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이 모두 침수된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이번 세기까지 해수면이 최소 0.3∼1.1m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과소평가라고 지적하고 있다.

남극 생태 역시 위험에 직면했다.

영국 남극조사국의 케이트 헨드리 해양학자는 조류(藻類·물속에 사는 식물)가 남극에서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크릴새우도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릴새우는 물고기, 펭귄, 바다표범, 고래 등의 먹이로 해양 먹이사슬의 핵심이 된다.

헨드리 교수는 "크릴새우가 사라지면 모든 먹이사슬에 혼란이 일어나고 온난화까지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크릴새우는 조류를 먹고 배설하는데, 이때 배설물에 갇힌 탄소가 해저로 가라앉아 격리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남극에서만 서식하는 황제펭귄도 해빙이 줄면서 번식을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펭귄은 방수 깃털이 다 자랄 때까지 해빙 위에서 지내야 하는데, 깃털이 자라기도 전에 해빙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온난화 추세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이번 세기말까지 황제펭귄 서식지의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러디스 교수는 "어린 펭귄들이 채 자라기도 전에 얼음이 깨지면서 서식지에서 쫓겨나거나 바다에 빠져 익사하고 있다"며 "황제펭귄은 남극과 남극 생태계의 취약성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기후/환경

+

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 트렌트

AI로 도로살얼음까지 예보...정부 '4차 기후위기 대응대책' 확정

겨울철 '도로위 암살자'로 불리는 살얼음(블랙아이스)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취약계층이 폭염과 한파로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