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말로만 탄소중립'...파리협정 이후 화석연료에 7조弗 조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14 11:51:48
  • -
  • +
  • 인쇄
60대 주요 민간은행 주식·채권 인수 및 대출
NZBA 결성 이후에도 계속된 화석연료 투자


지난 2016년 전세계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후에도 60대 주요 민간은행들은 화석연료 산업에 7조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RAN) 등 7개 비영리단체가 전세계 60대 민간은행의 주식·채권 인수 및 대출기록 등을 조사한 보고서 '기후혼돈을 지원하는 금융'(BOCC, Banking on Climate Chaos)에 따르면 2016~2023년 이 은행들이 4200여개 화석연료 기업에 조달한 금융규모는 총 6조9000억달러(약 9451조원)에 달했다.

2016년은 196개국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대비 2℃ 이내로 억제하고, 1.5℃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체결된 해다. 세계가 합의한 '기후대응의 원년' 이후에도 여전히 주요 민간은행은 화석연료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 것인데, 전체 6조9000억달러 가운데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3조3000억달러(약 4519조원)는 화석연료 생산량 증대에 직접 조달한 자금이다.

심지어 지난 2021년 국제연합(UN) 주도로 전세계 금융기업들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넷제로은행연합(NZBA)이 결성된지 2년이 지난 2023년에도 60대 민간은행이 화석연료 기업들에 투자한 금액은 7050억달러(약 965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3470억달러(475조원)는 화석연료 생산량 증대에 투입됐다.

2023년 마지막까지 화석연료 투자를 놓지 않고 있는 은행들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곳은 미국의 은행들이었다. 미국 은행들은 7050억달러 가운데 30%를 차지했는데, JP모건체이스가 408억달러(약 56조원)를 제공해 1위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371억달러(약 51조원)을 제공한 일본의 미즈호였다.

기후 리더십을 내세운 유럽 은행들도 상당량의 자금을 화석연료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었다. 유럽 은행들의 화석연료 금융기여도는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60개 주요 민간은행의 화석연료 투자액 순위에서 8위를 차지한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은 2023년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인 242억달러(약 33조원)를 투자했고, 2위는 145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한 산탄데르, 3위는 134억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한 도이체방크 순이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에이프릴 메를로 RAN 연구 및 정책담당자는 "기후 혼돈을 틈타 이득을 취하는 은행들은 매년 새로운 그린워싱 기법을 발명해내고 있지만, 화석연료에 얼마만큼의 돈을 투자하고 있는지 영수증이 다 말해주고 있다"고 일갈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인수한 네이버...AI와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금융' 노린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면서 20조원 규모의 금융플랫폼이 탄생했다. 26일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

'비상경영' 롯데 인적쇄신...부회장 전원 용퇴에 CEO 20명 '물갈이'

롯데그룹이 부회장단 전원 교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롯데그룹은 2026년 임원인사에서 9

롯데케미칼-현대케미칼, 석화공장 합친다...울산과 여수도 통폐합 속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이 합쳐진다. 지난 8월 20일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이후 첫번째 구조조정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우리銀, 사회적경제기업 10곳 선정…최대 2000만원 지원

우리은행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해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임팩트 챌린지' 공모를 시작했다.우리은행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우

위생행주·인조잔디까지...CJ제일제당, PHA 적용제품 확대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CJ제일제당은 PHA를 적용한 '빨아쓰는 생분해 위생행주', '생분

기후/환경

+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2.5°C' 상승한 우즈베키스탄…극심한 가뭄에 이미 위기상태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C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물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폭염에 열받은 젖소들...우유 생산량 줄고 있다

젖소들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5일(현지시간) 푸드앤와인(Food & Wi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