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주창자 블랙록...트럼프 취임 앞두고 '기후대응조직' 탈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0 11:12:45
  • -
  • +
  • 인쇄
▲블랙록 뉴욕 본사(사진=연합뉴스)

ESG경영을 가장 먼저 주장했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열흘 앞두고 '기후대응조직'에서 돌연 탈퇴했다.

9일(현지시간) 블랙록은 고객사에 보낸 서한을 통해 '넷제로(탄소중립)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I)에서 탈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글로벌 고객사의 3분의 2가 탄소중립 목표에 찬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NZAMI에 가입했다면서도 "이런 단체들에 대한 자사의 회원 자격이 블랙록의 실무 관행에 혼란을 야기했고, 여러 공공기관으로부터 법적인 조사로 이어지게 됐다"라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NZAMI는 기업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등 영향력을 행사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달성한다는 목표를 지지하는 자산운용사들의 모임이다. 회원사는 325곳이며 이들이 운용하는 총자산은 57조5000억달러(약 8경4000조원)에 달한다.

최근 미국 대형은행들은 석유 개발에 우호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연이어 탈탄소 흐름에서 이탈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까지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 바 있다. NZBA는 은행들의 탄소중립을 위해 지난 2021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주도로 결성된 협의체다.

블랙록의 NZAMI 탈퇴는 월가의 기후대응 관련 조직 탈퇴 흐름과 궤를 같이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ESG를 배척하려는 블랙록의 행보는 이미 2023년부터 시작됐다. 2023년 6월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ESG'라는 용어를 버리고 '전환기 투자'라고 지칭하는데 이어, 그해 8월에는 자사가 주주로 있는 기업의 ESG 의제에 대해 대거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당시에도 블랙록의 이같은 이상행보를 두고 'ESG에서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블랙록이 ESG와 '멀어질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는 ESG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도 하지만, ESG가 정치적 이슈로 지목되는데 대한 부담이 커진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다 반ESG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블랙록은 이에 대해 코드맞추기로 '기후대응조치'에서 탈퇴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개인정보 유출' 쿠팡 수천억 과징금 맞나...SKT 사례보니

쿠팡이 3370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로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생겼다.2023년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법 위

기후/환경

+

올해 모기 개체수 28%나 줄었다...이유는?

올해 우리나라 모기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28%나 줄었다. 원인은 모기도 견디기 힘들만큼 폭염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질병관리청은 모기 발생시

동남아 홍수·산사태로 1100여명 희생...원인은 '기후변화·난개발'

우기에 접어든 동남아시아가 역대급 폭우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현재까지 1100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고, 앞으로 희생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2

英, 모잠비크 가스전 11.5억달러 지원 철회...기후위기 위험 때문?

영국이 11억5000만달러, 우리돈 약 1조6876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모잠비크 천연가스 프로젝트 지원금을 철회했다. 1일(현지시간) 피터 카일 영국 기업부

남극 오존층 구멍이 작아지고 있다...6년來 최저 크기

남극 오존층 구멍이 최근 6년 내에 가장 작게 형성됐다.1일(현지시간) 유럽의 지구관측프로그램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올해 남극 오존

[날씨] 칼바람에 한반도 '꽁꽁'...3일 체감온도 -12℃로 '뚝'

2일 한반도로 유입된 북서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급속하게 떨어지면서 최강한파가 찾아오겠다.이날 아침 중국 북부에서 확장된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탄소제도 공유하는 국제연합 출범..."각국 운영경험 교류협력 기구"

전세계 규제기반 탄소시장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연합체가 공식 출범했다.1일(현지시간) 미국 E&E뉴스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