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하늘에서 또?...'난기류' 기후변화로 잦아지고 길어진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5-27 11:35:41
  • -
  • +
  • 인쇄
▲카타르항공 여객기(기사와 관련 없음)(사진=카타르항공 트위터)

기후변화로 인해 항공기에 큰 피해를 주는 난기류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공항은 카타르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면서 12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항공기에서 난기류 사망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5일만이다.

카타르 도하에서 출발한 더블린행 QR017편 항공기는 이날 튀르키예 상공에서 난기류와 맞닥뜨렸다. 이 사고로 승객 6명과 승무원 6명이 다치고 이 가운데 8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여객기의 기종은 보잉의 '787-9 드림라이너'다.

해당 여객기는 난기류 사고 이후에도 최종 목적지 더블린까지 비행했다. 공항 측은 "오후 1시경 여객기가 예정대로 더블린에 안전하게 착륙했다"며 착륙 직후 응급서비스가 지원됐다고 전했다.

지난 21일에는 싱가포르항공 SQ321편 여객기가 런던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중 미얀마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나 1명이 사망하고 104명이 다쳤다.

난기류에 휩쓸린 여객기는 약 3분 만에 무려 1800m 급강하했다. 이 사고로 심혈관계 기저질환을 지닌 73세 영국인 남성이 사망했다. 항공분석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약 30년만에 발생한 난기류 사망사고다.

다른 탑승객들도 상당수가 두개골과 뇌, 척추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치료를 맡은 방콕 사미티벳 병원에 따르면 두개골과 뇌손상으로 치료받는 승객이 6명, 척추를 다친 승객이 22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이같은 난기류의 강도와 빈도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만 약 6만5000대의 항공기가 난기류를 경험하고 이 가운데 5500대는 심각한 난기류를 맞닥뜨린다.

영국 레딩대학교 대기학과의 폴 윌리엄스 교수 연구팀은 지난 1979년부터 2020년 사이 극심한 난기류 발생 건수가 55%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관련 분야 연구를 진행해온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 2022년 CNN에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심각한 난기류가 향후 수십년간 두배, 혹은 세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난기류의 평균 지속시간도 10분에서 20분, 혹은 30분까지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맑은 하늘에 갑자기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Clear-air-turbulence)에 주목했다. 청천 난기류는 폭풍이나 구름같은 전조증상이 없어 피하기 어려운데, 윌리엄스 교수는 앞으로 2050∼2080년에 청천 난기류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난기류로 발생한 사고의 약 28%에서 승무원들이 어떤 경고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난기류로 인한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항상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내에서 서서 일해야 하는 승무원들은 난기류로 인한 부상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기내 난기류 부상 사례의 약 80%도 승무원과 연관된 것이었다.

미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난기류는 오늘날 발생하는 항공사고 중 가장 흔한 유형이다. 미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는 난기류 사고 등으로 인해 미국 항공사들이 연간 5억달러(약 6800억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항공 규제당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사고가 더 잦아지고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며 난기류 등 여객기 사고가 더 빈번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코오롱, 저소득층 아이들 위한 기부천사 '드림팩' 진행

코오롱그룹이 저소득가정 아이들을 위한 선물꾸러미 '드림팩(Dream Pack)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코

과대포장과 스티로폼 '확 줄었다'...설 선물세트 '친환경' 대세

과대포장과 스티로폼 포장이 판을 치던 예년과 달리, 올해 설 선물세트 시장은 친환경 포장재가 대세로 굳어진 모습이다. 20일 본지가 백화점과 대형마

트럼프 취임식 4대그룹 총수 '불참'...참석하는 韓기업인 누구?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취임식에 참석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명단도 윤곽이 드러나고

네이버, IDC주변 생물다양성 보전 위해 생태학회와 '맞손'

네이버가 한국생태학회와 생물다양성 보전 방안을 발굴하고 ESG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17일 네이버는 "이번 협업으로 네이버와 한국생

"어려운 전문용어 쉽게"...LG U+, 2만개 용어와 문구 개선

LG유플러스가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해온 '고객 언어혁신' 활동의 결과로 총 2만개의 통신용어와 문구를 검수해 고객중심의 언어로 순화했다고 16일 밝혔

CJ제일제당, ESG 속도...BIO부문 '전과정평가(LCA)' 완료

CJ제일제당이 BIO사업부문 주요 사업장에서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이하 LCA)를 완료하며 글로벌 지속가능경영(ESG)에 속도를 낸다.CJ제일제당은 미

기후/환경

+

'물폭탄' 6시간 전에 알려준다...기상청, AI로 기상예보 고도화

앞으로 '물폭탄'이 쏟아지는 것을 대비할 수 있도록 호우 6시간 전 강수를 미리 알려줄 수 있도록 기상예보 시스템을 고도화한다.기상청은 인공지능(AI)

강진에 화산까지 분화...일본과 대만 잇딴 재해에 '공포'

일본에 이어 대만에서도 강진이 발생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화산까지 분화하면서 후지산 폭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대만에서는 21일(현

트럼프 '파리기후변화협약' 또 탈퇴...美 '反친환경' 행보 본격화되나

예상대로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또 탈퇴했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 2017년 트럼프 집권 1기 때

'트럼프 2.0' 시대...美 기후정책 어디까지 후퇴할까?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미국의 기후정책가 대거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

서부는 '가뭄' 동부는 '폭설'...美 이상기후 원인 밝혀졌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수록 겨울철 대기순환이 변해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가뭄, 폭우, 한파와 같은 극한 기상현상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연구

가뭄이 빚어낸 대재앙 'LA산불'…우리나라는 안전할까?

12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의 직접적인 원인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위협을 받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