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피해도 극심한데...빈곤국들 2배 늘어난 부채에 '휘청'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6-04 13:52:15
  • -
  • +
  • 인쇄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50개국의 부채 상환액이 팬데믹 이후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여년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경고다.

3일(현지시간) 자선단체 채무정의(Debt Justice)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인용해 지구온난화로 피해를 받을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들이 정부 수입의 15.5%를 외부 채권자에게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8% 미만으로 지불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보고서에 따르면 50개국은 대외 이자 지급액의 38%를 민간 대출기관에게, 35%를 다자기구에, 14%를 중국에, 13%를 기타 정부에 각각 지급했다.

이처럼 채무가 늘어난 이유는 팬데믹이 시작될 때 채권자들이 합의한 채무 정지제도가 종료돼 이제 정지된 채무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중반, 두 차례에 걸친 포괄적 채무탕감으로 빈곤국들의 채무 부담이 급감했다가 2010년대들어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면서 상환액이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0년 이후 상환액이 급증했다. 달러가격 상승으로 대외채무의 상대적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이에 채무정의는 가뭄에 시달리는 잠비아의 사례를 들면서 채무 정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잠비아 정부는 3년 반동안 협상 끝에 최근 일부 민간 대출기관과 채무 구조조정 계약을 체결했다.

협상 내용에 따르면 경제가 예상보다 좋을 경우 채무 지불액을 크게 늘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문제는 가뭄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지불액을 줄일 수 있는 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잠비아는 올해 채권자들에게 4억5000만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이에 채무정의의 정책책임자 팀 존스는 "잠비아가 재난을 겪어도 채권자에게 손실이 없는 거래를 요구한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올해 채권자들에게 전달되는 4억5000만달러는 국가재난에 대응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빈곤국들이 기후대응 조치에 투자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부채탕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존스 정책책임자는 "부유국들은 채무 탕감뿐만 아니라 보조금 기반의 기후금융을 제공해 기후부채를 시급히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대주·ESG경영개발원, ESG 컨설팅·공시 '협력'

대주회계법인과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ESRS·ISSB 등 국제공시 표준 기반 통합 컨설팅 서비스 공동개발에 나선다.양사는 14일 ESG 전략·공시&mi

JYP, 美 타임지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

JYP엔터테인먼트가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 최고의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에 올랐다.JYP는 미국 주간지 타임과 독일 시장분석기업 스태티스타가

우리은행, 1500억 녹색채권 발행…녹색금융 지원 확대

우리은행이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우리은행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

"페트병 모아 사육곰 구한다"...수퍼빈, 곰 구출 프로젝트 동참

AI 기후테크기업 수퍼빈이 이달 1일 녹색연합과 함께 사육곰 구출프로젝트 '곰 이삿짐센터'를 시작하며,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기

아름다운가게, 돌봄 공백에 놓은 아동·청소년 돕는다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재단법인 서울시복지재단, 사단법인 피스모모와 함께 13일 협약식을 갖고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연결 및 지원사업-함께

LG CNS 'LG ESG 인텔리전스' ASOCIO 어워드 ESG 수상

LG CNS가 자체 개발한 ESG 데이터 플랫폼 'LG ESG 인텔리전스'로 국제적 권위가 있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정보산업기구(ASOCIO) 어워드에서 'ESG 부문'을

기후/환경

+

41℃ 끓는 아마존강...분홍돌고래 '줄폐사’

폭염으로 아마존강 수온이 무려 41℃까지 치솟으면서 멸종위기종인 분홍돌고래를 비롯한 생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최근 발표된 마미라우아지속가능

[COP30] 다국가 연합, 화석연료 퇴출 ‘로드맵’ 공식 제안

COP30에서 각국이 화석연료 감축을 위한 국제 로드맵 마련을 공식 제안했다.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

조류도감 덮친 남대서양 '비상'...코끼리물범 절반 '떼죽음'

남대서양의 코끼리물범 절반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BAS)은 "현지 조사 결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대형

[COP30] 성별의 정의 둘러싼 논쟁에...여성 지원계획 좌초 위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채택될 '젠더 행동계획'을 앞두고 일부 국가가 '젠더' 정의에 이견을 제기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태양광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연료로?...'인공 광촉매' 개발

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인수일 에너지공학과 교수연구팀

[주말날씨] 맑고 온화한 가을...17일부터 기온 '뚝'

이번 주말은 대체로 맑고 온화한 늦가을 날씨를 보이겠다. 당분간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아침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