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태풍없는 한해 되려나?…기상청 "아직 안심할 수 없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9-23 20:07:38
  • -
  • +
  • 인쇄

태풍이 가장 많이 닥치는 8~9월 한반도에 이렇다할 위력을 지닌 태풍이 아직 하나도 상륙하지 않으면서 올해는 태풍이 없는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기상청은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10월 태풍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23일 현재 올들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한 태풍은 아직 없다.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온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전라남도 지역에 도달해 역대급 폭우를 쏟아부었지만 태풍의 위력을 보이지는 않았다. 지난달 9호 태풍 '종다리'와 10호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서 비가 오기도 했지만 이 역시 직접적인 피해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태풍이 직접 상륙하지 않은 것은 2017년 이후 7년만이다. 최근 30년동안 10월에 한반도를 향한 태풍이 0.1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7년만에 태풍없는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통상 8월과 9월에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8월에 평균 1.2개, 9월에 0.8개가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면서 영향을 미쳤다. 기상관측 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알려진 1959년 '사라'와 2003년 '매미' 모두 9월에 한반도를 강타했다. 특히 올해는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역대급으로 높아져 태풍의 세력이 강해질 수 있는 여건임에도 태풍은 한반도를 모두 피해갔다.

가장 큰 이유는 한반도 상공에서 버티고 있는 강력한 고기압 세력 때문이었다. 대기 상층부에 자리한 티베트고기압과 하층부의 북태평양고기압 때문에 역대 최장기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졌지만, 태풍의 북상을 막아냈다. 한반도를 향해 일직선으로 북상하던 태풍 종다리도 이층구조의 고기압에 밀려 발생한지 48시간도 안돼 충남 서산 남서쪽 150㎞ 부근에서 소멸해 버렸다. 

한반도로 진격하지 못한 태풍은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으로 우회했다. 제5호 태풍 '마리아'부터 제10호 태풍' 산산'에 이르기까지 고기압에 밀려 일본 쪽으로 향했고, 필리핀과 중국 베트남에 큰 피해를 준 제11호 태풍 '야기' 등도 처음 진행 방향과 다르게 중국 쪽으로 꺾였다. 고기압 층을 뚫지 못해 한반도 남쪽에서 좌우로 갈린 것이다.

이처럼 태풍 방패막이 역할을 하던 고기압이 물러나면서 우리나라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공기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많이 내려간 상태다. 가을 정체전선이 한반도 남쪽에서 많은 비를 뿌릴 수 있었던 것도 고기압이 물어난 탓이다. 이는 앞으로 발생하는 태풍이 한반도로 진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2019년 10월에도 태풍 '미탁'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에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높아 태풍 발달 가능성이 높고, 태풍의 북상을 막아주던 고기압들이 약화된 상태라 태풍 상륙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는 열대저압부는 아직 관측되지 않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에쓰오일, 폐식용유로 SAF 생산한다

에쓰오일(S-OIL)이 폐식용유 온라인 수거 플랫폼업체인 올수에서 120톤의 폐식용유를 공급받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폐식용유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생

"기부받은 물건으로 만들었다구요?"...자원순환 가치를 담은 작품들

옷을 가득 짊어진 아이들이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다. 현대사회의 무분별한 소비가 가져온 환경파괴를 그린 작품이다. 그 뒷편으로 어디서나 볼 수 있

"연대로 지속가능한 사회 이루자"...아름다운가게 '그물코 프로젝트' 포럼

아름다운가게가 창립 22주년을 맞아 진행한 '그물코 프로젝트'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자원순환은 연대·협업으로 이뤄야 하는 것"이

기후투자기금, 시멘트·철강·알루미늄 저탄소전환에 10억弗 투자한다

기후투자기금(CIF)이 알루미늄, 시멘트, 철강 등 고배출분야에서 개발도상국의 저탄소전환을 돕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3347억원)를 투자한다.3일(현지시

수퍼빈, 듀폰·레노버 제쳤다...로이터 지속가능어워드 '우수상'

순환경제 스타트업 수퍼빈이 영국 로이터통신이 주관하는 '로이터 지속가능 어워드(Reuters Sustainability Awards) 2024'에서 순환경제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500개 기업 ESG 등급 'BBB'..."환경·사회 정보공개, 품질향상해야"

올해 국내 500개 기업의 ESG 평균 종합점수가 'BBB' 등급으로 나왔다. 지난해 평균보다 한단계 떨어졌다.4일 ESG평가기관이자 의결권자문사인 아주기업경

기후/환경

+

낙동강 인근 주민들 몸에서 '녹조 독소' 검출...청산가리 6600배

낙동강 유역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의 몸에서 청산가리의 6600배에 달하는 독성물질을 지닌 '녹조 독소'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식물 서식지 넓어지는 남극...기후변화로 40년새 10배 증가

기후변화로 남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남극반도의 식물 군락이 지난 40년 사이에 10배 이상 늘어났다.4일(현지시간) 토마스 롤랜드 영국 엑서터대학 박

초강력 허리케인 또 美플로리다로?..."상륙 후 세력 더 강해진다"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할퀴고 간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른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향해 북상중이다.오는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해

그물코 둘째날 "빙하가 녹는 현장을 봤다...기후행동을 시작할 때"

아름다운가게가 창립 22주년을 맞아 서울 을지로 하트원에서 진행하는 '그물코 프로젝트' 둘째날인 5일 '문화 그물코'에 참석한 대담자들은 기후변화에

해파리 쏘임사고 5.6배 급증..."기후위기로 해수온도 높아진 탓"

우리나라 근해의 고수온으로 해파리가 급증하면서 올들어 해파리 쏘임 사고가 지난해보다 6배 가까이 증가했다.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AI의 예측'...2100년 美북동부 해안마을 모두 잠긴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된다면 2100년에 미국의 북동부 지역이 모두 물에 잠기게 된다는 인공지능(AI) 이미지가 화제다.3일(현지시간) 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