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31%만 '정상 작동'…아파트 화재로 매달 3명 숨졌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07 11:38:02
  • -
  • +
  • 인쇄

전국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가운데 31%만이 불이 났을 때 정상 작동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7일 국토교통위원회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화재 현장 조사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4만3208개 단지 중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1만391개 단지로 약 23.5%에 불과했다.

미국 소방청(NFPA) 국제 소방 관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스프링클러는 화재 진압 시간을 50% 이상 단축시켜 화재 사망률을 87%가량 낮추는 등 사고로 인한 피해를 크게 줄여줄 수 있다.

그런데 국내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설치는 1990년 6월부터 법적으로 의무화 돼, 1990년 7월 이전에 사용 승인을 받은 아파트 단지 5242개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또한 1995년 8월 법안 개정 전까지 16층 이상 아파트는 16층 이상의 층에만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전국 아파트 단지 가운데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23.5%에 불과하고 나머지 2만8820개 단지는 스프링클러가 없거나 일부 고층에만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2021년부터 2023년, 최근 3년간 사망자가 발생한 아파트 화재 93건 가운데 절반 이상은 1990년대 사용 승인된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공동주택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108명, 부상자는 88명으로, 매달 3명 꼴로 사망한 셈이다.

게다가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우는 절반조차 안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아파트와 기숙사, 빌라 등 공동주택 화재에서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된 경우는 31.5%로 집계됐다. 시설이 노후화 됐거나 주택 내부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스위치를 끈 뒤 다시 가동하는 걸 잊어버리는 등 대부분 관리 소홀로 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운하 의원은 "거주자가 탈출할 시간과 소방력이 도착할 시간이 골든타임인데, 핵심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라면서 "스프링클러 의무화 관련 법령 개정 이전에 미설치된 채로 건설된 아파트에 대해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탈출로인 계단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국토교통부에 촉구했다.

한편, 가장 많은 화재 원인은 부주의와 방화로 각각 23%, 전기적 원인으로 인한 화재는 16%다. 특히 부주의 화재의 경우 절반은 담배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보조배터리나 전동 킥보드 등 배터리 충전 중 발생한 화재도 6% 있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새벽배송 금지' 놓고 극과극 입장차...합리적 해법 나올까

최근 발생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새벽배송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숨진 노동자는 극심한 업무강도에 시달린 것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손기원의 ESG 인사이드] 美캘리포니아 '기후공시 3법'의 위력

최근 글로벌 ESG 공시 지형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규칙이 무력화됐고,

현대차그룹,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항만' 구축 참여

현대자동차그룹이 평택시 등과 함께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현대차그룹은 11일 평택 시청에서 현대차그룹 켄 라미레즈 에너지&수소 사업본부

현대백화점, 업사이클 옷 2000벌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

현대백화점이 업사이클 다운베스트 2000벌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했다.현대백화점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

"에어컨 물도 다시"...LG화학 리사이클 공모전서 초등학생 최우수상

한 초등학생이 에어컨 물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로 리사이클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LG화학은 지난 8월 주최한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

기후/환경

+

60℃까지 버틴다...고온에서 오히려 성장하는 식물의 원리

60℃ 기온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의 기전이 밝혀졌다.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연구팀은 데스밸리에 서식하는 '티데스트로미아 오블롱기폴리

녹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 제거하는 미생물 발견

산화철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을 제거하는 미생물이 발견됐다.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의 미생물학자 마크 무스만(Marc Mussmann)과 알렉산더 로이(Alexander

벼농사·태양광발전 동시에 했더니...수익 8배 늘었다

벼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진행한 논의 소득이 벼농사만 지은 것보다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

북극이 녹색으로..."기후변화로 지구 최북단에 녹지 생겨"

새하얀 북극이 기후변화로 인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극지연구소는 지구의 최북단인 북그린란드 북위 82도에서 급격히 진행 중인 녹화 현상과 토양

[COP30] 고함치고 격렬한 몸싸움...원주민 시위대와 경비원 충돌

유엔 기후총회에서 원주민과 비정부기구(NGO)로 구성된 시위대와 경비원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12일 AP, AFP,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COP30] "트럼프는 침입종"...美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직격

차기 미국 민주당 대권주자로 유력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