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인근 주민들 몸에서 '녹조 독소' 검출...청산가리 6600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07 12:40:25
  • -
  • +
  • 인쇄
▲녹조 독소 인체 유입 연구 1차 결과 발표 기자회견(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유역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의 몸에서 청산가리의 6600배에 달하는 독성물질을 지닌 '녹조 독소'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하천 오염과 독소의 확산이 시민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의원, 정혜경 의원, 보건복지위 이수진 의원 등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료를 채취한 22명 가운데 11명의 몸에서 독성물질인 남세균이 검출됐다는 1차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람의 몸에서 녹조 독소가 직접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계명대 동산병원, 부경대 등이 맡아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12일까지 낙동강 주변에 거주하는 성인 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날 발표된 검사는 102명 중 22명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것으로, 녹조 독소 가운데 유해 남세균 유전자 검출 여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22명 가운데 11명의 코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 이들은 낙동강 주변에 거주하는 어민과 농민, 현장을 조사했던 대학교수, 환경단체 활동가 등으로 직접 강에 입수하거나 강물을 음용한 적은 없다.

독소가 검출된 11명 중에는 재채기를 호소하는 이들이 8명 있었고, 콧물 6명, 코막힘 5명, 후비루 4명, 후각 이상 1명 등 후각 관련 증상이 발현됐다. 또 눈 가려움증, 이상눈물 분비 등 눈 증상을 호소하거나 피부 가려움, 따가움, 이상 발진 등 피부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나왔다. 두통 및 열감,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대구 달성군 낙동강변의 녹조(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유해 남조류로 인해 만들어지는 녹조 독소 '마이크로시스틴'은 발암물질로 간독성, 신경독성, 생식독성이 있으며 독성이 청산가리의 66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단체들은 "독소가 열에 의해 제거되지도 않고 자연분해에 3~6개월의 시간이 걸려 인근 주민들이 피할 수 없는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처음 환경단체들이 녹조 독소의 공기 중 확산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후, 환경부가 낙동강 주변 공기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환경단체와 환경부의 녹조 독소 공방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일에도 환경부는 낙동강·금강 녹조 발생 지역 공기 중에서 녹조 독소가 불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환경단체가 녹조 독소가 공기 중으로 확산됨은 물론 인체에 직접 침입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 등은 "이번 연구결과는 4대강 녹조로 인해 공기 중으로 퍼진 유해 남세균이 인체에 들어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4대강사업에 따른 녹조 재앙이 국민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재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4대강 보를 유지하려는 정부와 환경부 등 낙동강 녹조 재난 책임자 처벌과 낙동강 수문 개방, 녹조 문제로 발생한 인체 및 농수축산물 피해 실태조사 및 보상 등 녹조 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 청문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