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농업피해 심각한데...농업재해와 병충해 예산 '전액 삭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4 14:45:09
  • -
  • +
  • 인쇄
(자료=박정 의원실)

기후변화로 농업재해와 병해충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2025년 농림축산식품부의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농식품부 R&D 예산은 2022년에 비해 26.9% 감소했다.

특히 2022년 69억4100만원 책정됐던 재해와 관련된 내년 예산은 사라졌다. 병해충 분야 예산은 2022년 130억5200만원이 책정됐는데 내년에는 관련 예산이 없다. 올해 예산에는 재해 대응, 병해충 관련 R&D 예산이 있었지만, 내년 예산에서 전액 삭감된 것이다.

이밖에 에너지전환 관련 분야는 2022년 124억7000만원에서 내년 15억원으로 무려 88% 삭감됐다. 생명산업과 종자 분야 예산도 각각 56.5%, 36.6% 줄었다. 반려동물과 축산 분야 예산은 각각 33.0%, 19.5% 감소했고 스마트화와 농기계 분야는 각각 20%대로 줄었다.

이원택 의원은 "정부는 R&D 예산을 복원하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무시했다"며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재해와 병해충 분야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에너지전환 분야의 예산마저 대부분 삭감한 것은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파주시을)도 24일 환경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종합감사에서 재정이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정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대응에 얼마의 예산을 편성·투입하고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기후대응기금(2024년 2조4000억원)인 것인지, 기획재정부가 2024년 홍보자료에 탄소중립 전환이라고 명시한 약 8조5000억원인 것인지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을 기준으로 2024년 기후위기 대응 예산은 14조3000억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박정 의원이 환경부에 이같은 질문을 던지자 환경부는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기준의 수치를 제출했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은 정부의 탄소중립 기본계획 예산사업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회예산정책처와 녹색전환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탄소중립 기본계획 사업 중 67%만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사업이고,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사업 중 44%만 탄소중립 기본계획 사업이다.

박정 의원은 "결국 대한민국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어디에, 얼만큼의 예산을 쓰고, 계획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기후위기 대응 노력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을 앞으로도 면치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기후위기 대응의 컨트롤타워'를 언급하며 "기후재정이 명확해야 기후위기 대응이 가능하다"며 "환경부가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제도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기후재정에 대한 정리를 명확히 해 국회에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KB국민은행, 중소·중견 대상 '우리기업 탄소기업 첫걸음' 이벤트

KB국민은행이 온라인 플랫폼 'KB 탄소관리시스템' 신규 등록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 탄소관리 첫걸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0

[ESG;NOW] 하이트진로 탄소배출량 감축했다고?...생산량 감소로 '착시'

하이트진로가 최근 2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9% 감축한 것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하이트진로의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기후/환경

+

"담배필터 금지해야"...유해물질 못거르고 미세플라스틱만 흡입

담배 필터가 정작 유해물질을 거르는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세플라스틱만 인체로 흡입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최근 영국 중독연구협회 학술지

"종량제 이것 넣으면 과태료 100만원"...분리배출 '가짜뉴스' 판친다

'10월부터 종량제봉투 단속이 강화된다', '10월부터는 라면봉지 씻지 않고 버리면 10만원 과태료' 등 생활폐기물 분리배출과 관련해 유튜브에 가짜정보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국제해운 '탄소세' 연기에…기후솔루션 "2050 탄소중립 시계 멈췄다"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 첫 탄소세 시장 도입이 최종 문턱에서 불발되자, 기후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녹색이 사라지는 바다...기후변화로 식물성 플랑크톤 감소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바다에서 녹색이 사라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중국 칭화대학 연구팀은 2001~2023년 중·저위도 해

트럼프 어깃장에...수년간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물거품되나?

당초 2027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이른바 '해운 탄소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반대에 부딪혀 1년 이상 연기됐다.유엔 산하 국제해사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