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자값 또 오르려나?...이상기후에 환율까지 '겹악재' 직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9 11:30:05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이상기후에 계엄발 고환율 여파까지 겹치면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인상으로 식음료 등 국내 생활물가까지 치솟게 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에만 해도 달러당 1300원대 초반이었지만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1400원을 뚫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환율은 현재 널뛰기를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후 지난 4일 새벽 1442.0원까지 뛰었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간 거래 종가는 1419.2원으로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500원 가까이 오른다면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환율이 오르면 당장 위험한 것은 식품물가의 상승이다. 우리나라는 밀과 콩 등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치솟으면 밀가루와 라면, 빵 등 수입곡물에 의존해 생산하는 모든 식품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식품은 1838만톤으로, 약 348억달러(약 50조원)에 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근 3개년(2021∼2023년) 평균 곡물자급률은 19.5%로 10여년 전보다 10%포인트(p) 이상 낮아졌다. 밀과 옥수수는 곡물자급률이 거의 '제로'다.

밀은 라면과 국수, 빵, 과자 등에 들어간다. 수입 콩은 장류, 식용유, 두부의 원료이며 옥수수는 액상과당의 원료로 음료에 들어간다. 사료 원료인 옥수수는 축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버터, 바나나, 커피, 오렌지는 물론 치킨 등 튀김에 쓰이는 대두유나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올리브유, 맥주의 원료인 맥아도 모두 수입한다.

올해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이상기후로 곡창지대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수입곡물들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폭염과 폭우 등으로 커피와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등의 생산량이 줄었고, 과자나 라면에 들어가는 팜유, 올리브유 등의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국제시장에서 커피와 카카오, 팜유 등의 가격은 일제히 올랐고, 국내 제과류업체들은 치솟는 원료값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얼마전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상태다. 롯데웰푸드, 오리온 등 제과류업체뿐 아니라 BBQ와 굽네 등 치킨업체들 그리고 맥도날드,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버거업체들도 가격을 잇따라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까지 오르면 업체들은 추가적인 가격상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는 곧 생활물가에 영향을 미쳐 민생은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에 기업들은 당장 가격을 올리지 못하겠지만 환율 추이를 지켜보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PC, 야간근로 8시간 제한...新근무제 9월부터 시범운영

SPC그룹이 각 계열사별로 생산직 야간근로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9월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SPC그룹은 이재명 대통령

대한항공-아시아나, 폐유니폼으로 만든 파우치 판매수익금 전액 기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 보조배터리 파우치를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 전액을 포함한 기부금을 사단법인 소

현대백화점그룹, ESG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룹 내 계열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통합관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기후/환경

+

선체 수중청소시 발생하는 중금속 부산물 "해양생태계에 악영향"

선박을 로봇으로 청소하는 과정에서 떨어져나오는 부산물이 바닷물을 오염시켜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해양과학기술원(

"韓 2035 온실가스 60% 감축 가능"...국내 연구진이 방법 제시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환

[영상]"새로 개봉한 종말 영화인줄"...美 애리조나 덮친 거대 모래폭풍

미국 서남부 애리조나주에 거대 모래폭풍이 덮쳐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건물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26일(현지시간) AP통신, 가디언 등 주요 외

기후위기로 주목받는 '지수형 보험'…해외는 이미 도입했는데 우리는?

기후변화로 경제적 손실이 증가하면서 산불과 극한호우, 폭염 등 측정이 어려운 재난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보상할 수 있는 '지수형 보험'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기후위기 시대 'AI 역할' 조망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2025'에 참여해 인공지능(AI)을 주축으로 다양한 기

남극 빙하에서 깨어난 미생물...일부에서 인체감염성 확인

남극 빙하 속에서 오랜시간 잠들어 있던 미생물 가운데 일부가 인체감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극지연구소 김옥선 박사 연구팀은 남극장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