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한파에 '계량기 동파' 속출...복구 현장 따라가봤다

손민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1 08:30:02
  • -
  • +
  • 인쇄
▲동파신고를 받고 출동한 직원이 계량기를 점검하고 있다. ©newstree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에 수도계량기가 얼어붙는 동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동파된 계량기를 복구하는 현장의 손길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본지 취재진은 동파된 수도계량기를 복구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한 서울시 남부수도사업소 관계자들을 따라가봤다. 영하 11℃의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서울시 관악구에 있는 동파 피해 현장으로 들어서니 이미 수도 관계자들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들은 피해 현장에 도착하면 곧바로 외부에 설치돼 있는 수도계량기부터 확인한다. 보통 동파방지를 위해 계량기 안은 스티로폼으로 덮어놓거나 헌옷 또는 수건 등으로 빈공간을 메워 보온하고 있지만 간혹 미리 대비하지 않아 동파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남부수도사업소 현장민원과 김찬우 주무관은 "수도계량기가 얼어 유리가 깨지는 것이 동파"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첫번째로 점검한 피해현장에서는 계량기 유리가 멀쩡했다. 관계자들은 계량기 위에 단열재를 덮고 다시 뚜껑을 닫았다. 김찬우 주무관은 "동파됐다고 신고된 피해현장을 가보면 계량이가 아니라 수도관 자체가 얼어서 물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경우는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는 오로지 수도계량기 교체만 해준다는 것이다.

김 주무관은 "동파 피해신고 가운데 실제로 계량기가 동파된 경우는 절반에 불과할 때도 많다"면서 "나머지 대부분은 오인신고이거나 수도관이 얼어버린 경우"라고 말했다. 수도관이 언 경우에는 건물주나 소유권을 가진 사람들이 동파로 인한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

▲동파로 파손된 계량기를 교체해주는 모습 ©newstree


다음 피해현장에서 관계자들은 계량기 동파를 확인하고 곧바로 교체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파손된 계량기를 빼내고 빠른 속도로 새 계량기로 바꿔달았다. 새 계량기 위에 단열재 덮개를 꼭꼭 눌러 마무리한 뒤 뚜껑을 덮었다. 김찬우 주무관은 "계량기를 교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몇 분이지만, 신고가 접수되고 현장에 출동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2시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도계량기만 교체할 뿐 계량기 교체 이후에 수돗물이 잘 나오는지까지는 확인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계량기 교체 이후에 단수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추가 민원들이 정말 많다고 한다. 하지만 수도관은 사유재산에 속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서울특별시 수도계량기 동파대책 총괄팀에 따르면 10일까지 접수된 동파 피해 신고는 1687건이고, 이 가운데 오신고가 471건에 이른다. 오신고를 제외한 1216건 가운데 계량기를 교체하고 동파 피해를 복구한 건수는 1185건이다. 서울시는 "한파가 길어질수록 계량기 동파피해가 늘어나기 때문에 현장출동 건수도 그만큼 늘어난다"고 했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계량기 동파 예방에 취약한 세대는 서울시에서만 약 30만 세대라고 한다. 대부분 피해 세대가 원룸촌이나 복도식 아파트에 한정되어 있다. 총괄팀에 따르면 원룸촌의 경우 '근린생활시설'을 원룸으로 개조한 거주지가 많고 복도식 아파트는 방풍창이 없어 단열에 취약해 동파 사고가 잦다고 한다. 이어 총괄팀은 "지난 2024년 겨울 시즌에도, 이번 2월 이상 한파에도 가장 많은 동파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노원구다"라며 "노원구는 특히 서울시 평균 기온보다 낮은 지역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계량기 동파 사고가 많은 지역은 노원구나 도봉구 등 서울 시내에서 특히 온도가 낮거나 계량기 단열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들이다. 한겨울 강추위에 계량기 동파를 예방하려면 계량기 빈공간에 헌옷 등을 채워 보온을 해줘야 한다. 또 수돗물이 조금씩 흐르도록 틀어놓으면 동파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알림]'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어워즈' 6개사 선정...19일 시상식

기후변화에 맞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