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8 09:42:15
  • -
  • +
  • 인쇄
▲16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 미역이 대량으로 떠밀려와 제주시 바다환경지킴이가 수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

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역을 겪고 있다. 제주시 소속 바다환경지킴이와 공공근로자 20여명은 쓰레기 포대로 미역을 일일이 수거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트랙터까지 동원해서 해변의 미역더미를 치우려고 시도했지만 트랙터가 작업에 적합지 않아 결국 사람 손으로 일일이 수거하고 있다.

이호해수욕장에 미역더미가 떠밀려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16일부터다. 얕은 바다에 떠다니던 미역 더미가 거센 파도를 타고 백사장으로 밀려왔다. 그런데 이 양이 워낙 많다보니, 치워도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떠밀려온 미역의 양은 무려 20톤(t) 가량으로, 폐사한 미역을 담은 포대를 실은 1t 트럭은 30회 이상 쓰레기 집하장을 오가고 있다. 게다가 해변에 쌓여있는 미역이 부패하기 시작하면서 악취와 함께 날파리 등 벌레까지 꼬이기 시작했다.

박재범 바다지킴이 작업반장은 "3년동안 여기서 지킴이 활동을 했지만, 미역이 이렇게나 어마어마하게 떠밀려온 건 처음 본다"며 "치우는 중에도 계속해서 밀려들고 있다"고 했다.

미역이 이처럼 대량으로 해변으로 떠밀려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수십t에 달하는 미역이 백사장으로 떠밀려온 이유를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관도 조사에 나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께부터 이어진 거센 풍랑으로 바위에 붙어있던 미역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형철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연구사는 "최근 떠밀려온 미역은 지난해 12월께부터 자라기 시작했던 것"이라며 "미역의 밑동을 포함한 전체적 상태가 좋은 것으로 볼 때 최근 4.5m에 달하는 강한 파도가 수일간 몰아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힘에 영향을 받아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사는 "단년생인 미역은 수온이 17℃ 가량일 때 포자 방출을 시작해 확산한 뒤 여름을 거치는 동안 휴면 상태에 있다가 지난해 12월께 발아해 최근까지 성장에 적합한 수온이 유지되면서 왕성하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얕은 수심에 있거나 떠밀려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미역은 섭취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다"면서도 "떠밀려온 미역을 먹는 것은 상태를 보고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당분간 미역이 이호해수욕장으로 추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정확한 미역 유입량과 자세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올해 지구평균 1.48℃...英 기상청 "내년도 1.4℃ 이상 오른다"

영국 기상청(Met Office)이 2026년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4℃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영국 기상청은 2026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내년부터 '탄소세' 부과하는 EU...세탁기 등 180개 제품으로 확대

내년 1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하는 유럽연합(EU)이 CBAM 부과대상 제품을 세탁기와 부품 등 완제품으로 대폭 확대한다.유럽연합(EU)은

인공위성 2.4만개 충돌할까 '아찔'...태양폭풍 닥치면?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의 개수가 2만개를 넘어선 상태에서 태양폭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충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李대통령 "한전 왜 발전자회사로 나눴나"…발전사 통폐합에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한국전력 발전부문이 5개 자회사로 나뉜 것에 의문을 던졌다.이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