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탄소배출 막대한데...항공업계 탄소감축 '뭉그적'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7 12:40:28
  • -
  • +
  • 인쇄


항공산업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대표적인 운송수단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항공업계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탄소배출량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설립된 국제단체 항공행동촉구(Call Aviation to Action)는 "항공업계가 배출량 감축 조치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면서 "항공업계가 대체연료, 탄소 무배출 항공기 등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6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네덜란드 항공사 KLM의 지속가능성 부사장을 역임하고 항공행동촉구를 공동설립한 카렐 보크스탈은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2050년 항공부문 배출량은 인간이 유발하는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게 될 것"라고 말했다. 

항공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국제적인 특성으로 인해 각국이 유엔 기후기구에 제출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제외된다. 대신 유엔의 항공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에 대한 관리를 맡는다.

보크스탈은 "ICAO가 책임을 다하는 데 있어 실패했다"며 "8년간의 논의 끝에 나온 유일한 방안이 '코르시아(CORSIA)' 제도인데, 이는 일정기준 이상의 항공산업에 대한 탄소를 상쇄해줄 뿐, 다른 산업에 문제를 떠넘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항공 탄소 상쇄 및 감축 계획(CORSIA)은 기술혁신, 운영개선,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등 항공부문의 다른 배출 감축 노력을 보완해 ICAO의 탄소중립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감축 목표가 낮고, 아직 어떤 항공사에도 탄소배출 책임크레딧 사용을 요구하지 않아 문제가 많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크스탈은 "ICAO의 장기적 목표(2050 넷제로)에도 불구하고 항공산업의 절대적 영향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ICAO는 IPCC 등 유엔 산하의 다른 기후기구와 달리 투명성 부족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는 관련업계가 외부의 감시없이 기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항공업계는 ICAO의 환경 협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올 2월 가디언 취재결과 드러났다. 유엔 기후정상회의와는 달리, ICAO 행사는 관련 기업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2024년 10월 ICAO에서 진행한 항공 배출량 감축에 대한 점검 행사는 엑손모빌, 셸 항공, 에어버스 그리고 항공사를 위한 주요 무역기구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후원을 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업계의 배출량 감소계획이 앞으로 늘어나게 될 항공운송량을 상쇄하기에 너무 낮다고 지적한다. 특히 항공기의 연비 개선은 현재 정체돼 있다는 것이다. 수소연료 항공기를 개발하는 에어버스는 목표했던 운항 시점을 2045년으로 미뤘다. 이 때문에 2030년대 중반까지 모든 신규 항공기는 운항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항공행동촉구는 "항공업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예산에 맞춰 절대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기후정책에 반대하는 로비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항공업계는 전세계 항공 수요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해결책의 일부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CAO는 오는 2042년까지 항공 탑승객이 2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공은 거리당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주로 부유한 사람들이 이용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0%는 전세계 인구의 1%에 의해 발생하고, 매년 비행기를 타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다. 2018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2~4%만이 국제선을 이용했다. 당시 보잉항공의 CEO는 "2017년 기준 전세계 인구의 80%는 평생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항공행동촉구는 "2015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탄소배출량이 조정되면, 항공업에 남은 탄소예산을 할애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항공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효율성 개선, 기술혁신 및 대체연료 배치 외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판교·방배 사옥 경찰 압수수색…서버폐기로 증거은닉 의혹

해킹사고 처리과정에서 서버를 의도적으로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T가 압수수색을 당했다.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

셀트리온, 美에 1.4조 韓에 4조원 투자..."4Q 실적 턴어라운드"

일라이 릴리로부터 미국 공장을 인수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한 셀트리온은 의약품에 대한 미국 관세리스크를 털어내고

한국ESG기준원, ESG평가 'A+등급' 20곳...올해도 S등급 'O'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 신한지주와 현대백화점, 현대로템 등 20개 기업이 한국ESG기준원에서 주관하는 '2025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이

CJ제일제당 '빨대없는 스토어' 캠페인...대체소재로 PHA 제안

CJ제일제당이 자원순환사회연대(NGO), CJ푸드빌과 함께 일회용 석유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한 '빨대없는 스토어 만들기(Be Straw Free)' 캠페인을

호텔신라, 친환경 운영체계 구축 나선다

호텔신라의 모든 호텔 브랜드가 친환경 호텔로 도약한다.호텔신라는 글로벌 친환경 인증기관인 '환경교육재단(FEE; Foundation for Environmental Education)'과 업

KT 새 대표이사 후보군 33명...본격 심사 착수

KT의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33명으로 확정됐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16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기후/환경

+

[COP30]"BTS에 영감받아"...K팝 팬들도 '탈탄소화' 촉구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고 있는 브라질 벨렝에서 케이팝(K-팝) 팬들이 '문화 분야의 탈탄소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K-팝

내년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1700톤 쓰레기 어디로?

내년부터 수도권 지역에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됨에 따라, 소각장 설비를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경기도와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예기치 못

[COP30] 산림지키는 기후총회에...농업 로비스트 300명 활동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300명이 넘는 농업 로비스트가 몰리자, 원주민과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COP30] AI는 기후위기 해결사? 새로운 위협?

인공지능(AI) 기술이 기후대응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시에 막대한 전기수요를 발생시켜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18일(현

섬에서 새로 발견된 미기록 곤충 55.5% '열대·아열대성'

국내 섬 지역에서 발견된 미기록종 곤충 가운데 약 절반이 열대·아열대성 곤충인 것으로 나타났다.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농촌 기후대응 직불금' 도입되나...기후보험 대상 확대

기후변화로 인해 농작물을 재배하기 적합한 지역이 바뀌는 경우나 기후변화 대응 품종을 도입할 때 직불금을 주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한다.정부는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