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에 2억파운드를 투자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그린워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부는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을 진행하는 '에이콘 프로젝트'에 2억파운드(약 3700억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탄소포집·저장(CCS) 산업에 25년동안 약 217억파운드(약 38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이콘 프로젝트는 스코틀랜드 북동부 애버딘셔 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북해에 저장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영국 정부는 험버 지역의 바이킹 프로젝트에도 비슷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두 프로젝트로 탄소포집·저장이 이뤄지면 매년 최대 18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석유 재벌 이안 우드를 포함한 재계 총수들은 지난 3월 에이콘 프로젝트를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며, 스코틀랜드 산업의 탈탄소화를 돕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저탄소 발전과 수소 생산에도 기여해 최대 1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십억 달러의 민간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이 지역 경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석유 및 가스 채굴 기업들이 CCS를 그토록 강력히 지지하는 이유를 보라"며 탄소포집·저장(CCS) 산업에 대한 투자가 '그린워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0년간 CCS기술은 값비쌀 뿐 탄소 감축에는 실패했다"며 "전세계적인 탈탄소화 노력을 저해하는 동시에 화석연료 산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CCS 기술이 발전소 한 곳에서 20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8%만 포집됐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제거량은 10.5%만이 포집되어 100년 동안 포집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전체의 20~31%에 불과하다는 에너지 및 환경 과학 저널의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케이트 매킨토시는 "CCS 산업 투자는 새로운 형태의 화석 연료 보조금"이라면서 "만약 정부가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투자하고 싶었다면, 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대용량 에너지 저장 방식(ESS)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영국 공공회계위원회(PAC)는 "CCS가 영국의 탄소 목표를 위태롭게 할 것"며 "정부가 CCS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재생에너지와 같은 대안을 소홀히 한다"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