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조류, 70년간 폭염으로 38% 줄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1 17:07:36
  • -
  • +
  • 인쇄

전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오르고 폭염이 심각해지면서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동물은 사람과 달리 더위를 식힐 방법도 마뜩찮아 멸종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연구팀은 3000마리 이상의 조류 개체군과 70년치 기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열대지역 조류 개체수가 70년간 25~38% 줄었다고 밝혔다. 벌목, 광업, 농업 등 직접적인 인간활동보다 기후변화가 열대 조류 개체수에 더 큰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부류는 열대 명금류로, 이에 반해 온대·아한대·한대 지역 조류는 비교적 타격이 덜했다. 이에 연구팀은 부분적 요인으로, 열대 동물은 이미 내열성이 한계에 다다른 환경에서 서식하고 있기 때문일것으로 추측했다.

폭염과 개체수 감소간 인과관계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연구팀은 폭염 기간 열 스트레스로 인한 폐사, 먹이가 되는 곤충·식물 등이 폭염에 받는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막시밀리안 코츠 포츠담연구소 기후학자는 "열대 새들의 폭염 경험 빈도 수는 과거에 비해 10배 증가했다"며 "자연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종들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봄철 기온이 무려 43℃를 넘긴 멕시코 타바스코주에서는 고함원숭이 최소 83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고, 지역 전역에서 죽은 개체는 수백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호주에서는 왕박쥐가 나무에서 떨어지고, 수컷 딱정벌레는 치솟는 기온에 사실상 불임이 됐다.

2021년 여름에는 열돔 현상으로 태평양 북서부 기온이 46°C까지 오르면서, 캐나다 밴쿠버 섬의 조수 웅덩이에 서식하던 담치, 거북따개비 등 생물들이 모조리 익어버렸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서 따개비 100억마리, 담치 30억마리가 폐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생태학자들은 극심한 더위가 전세계 야생동물에 위협을 가하고 멸종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폭염이 인간이 아닌 포유류에 미치는 생리학적 영향은 아직 제대로 연구되지 않고 있다.

이를 연구 중인 PJ 제이콥스 남아프리카 프리토리아대학 진화생물학자는 특히 작은 포유류가 더위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표면적 대 부피 비율이 커서 체온이 빨리 오르기 때문이다. 그가 작년 12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쥐와 같은 설치류가 폭염에 노출될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비롯해 생식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콥스 박사는 폭염이 심각해면 소형 동물의 번식력이 위태로워지고, 생존 활동에 제약을 받고, 개체수 감소로까지 이어져 먹이사슬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콥스 박사는 "동물들도 너무 더우면 활동하지 않고 그늘에서 쉬느라 번식, 먹이활동 등 필요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생리 및 분자 수준에서도 방향감각 상실과 탈수를 유발해 기절, 실신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이콜로지 앤 이볼루션'(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쿠팡 물류센터 50대 근로자 사망...쿠팡 산재로 번질까 '화들짝'

연일 35℃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1일 연합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 이도경 신임 대표이사 선임

하이브 뮤직그룹의 레이블 어도어(ADOR)는 20일 이도경 부대표(VP)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이 신임 대표의 선임 배경에 대해 음

남양유업, 종이팩·멸균팩 재활용한 백판지 '포장지로 사용'

남양유업이 멸균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장지를 사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남앙유업은 지난 5월 천안시, 제지업체 등 8개 기관∙업체와 '종이

빵부터 트럭 20대까지...SPC, 푸드뱅크에 3200억 기부

푸드뱅크에 빵과 아이스크림 등을 기부해온 SPC그룹이 기부식품 배송용 차량도 앞으로 5년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SPC그룹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

기후/환경

+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씻을 물은커녕 마실 물도 부족...가뭄에 메말라가는 강릉

수도권과 남부지역은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것과 달리, 강원도 강릉은 심각한 가뭄으로 현재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21일 농촌영수종합정보시

열대 조류, 70년간 폭염으로 38% 줄었다

전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오르고 폭염이 심각해지면서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동물은 사람과 달리 더위를 식힐 방법

[날씨] '처서 매직' 실종…주말까지 36℃ '찜통더위'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는 '처서'인 23일까지 전국이 36℃에 달하는 '찜통더위'에 시달릴 전망이다.21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태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분해하는 새 촉매 개발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구단 이신근 박사 연구

내연기관차 '전기차'로 전환하면 보조금...내년 400만원까지 확대

내년부터 내연기관 차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할 때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보조금은 1대당 평균 400만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김성환 환경부 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