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콩 모라토리엄'을 19년만에 중단하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브라질 행정부 산하 '경제방어행정위원회'(CADE)는 모라토리엄을 준수하는 식품기업들을 상대로 열흘 안에 모라토리엄을 중단하지 않으면 재정적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알렉상드르 바레토 데 소우자 CADE 국장은 모라토리엄이 기업 기밀 유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콩 모라토리엄은 아마존 산림보호를 위한 주요 협정 중 하나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콩 생산국이자 수출국이었던 나라로, 모라토리엄 이전까지 브라질의 콩 농업은 아마존 산림에 막대한 위협을 가했다.
그러다 2006년 콩 생산이 아마존 산림 파괴의 원인이 된다는 그린피스의 연구결과 이후 브라질은 모라토리엄을 도입했다. 산림벌채 지역에서 생산된 콩이라면 토지 개간의 합법성 여부에 관계없이 판매를 금지시킨 것이다.
여기에는 이해관계자들도 자발적으로 산림벌채 지역에서 생산한 콩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참여하고 나섰다. 모라토리엄을 지지하고자 만들어진 '콩 모라토리엄 워킹 그룹'(Soya Working Group)에는 그린피스, 국제보호협회, 세계자연기금(WWF) 등의 NGO뿐만 아니라 맥도날드, 카길 등 글로벌 식품기업까지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후 콩 모라토리엄은 19년간 연장되며 산림파괴 없이 콩 생산을 크게 늘리고 1만7000㎢의 산림벌채를 방지한 성공적인 보전 사례로 평가 받았다.
다만 농업·산업단체를 중심으로 콩 모라토리엄이 "농부에게 불공정한 무역장벽을 부과하는 사적 합의"라는 반발도 있어왔다. 브라질에서 콩 생산량이 가장 많은 마토 그로소주에서는 지난해 콩 모라토리엄 참여 기업들을 대상으로 면세 혜택을 취소했다.
가디언은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1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기까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경단체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콩 모라토리엄이 중단될 경우 포르투갈 영토 크기의 열대우림 지역이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다.
크리스티안 마제티 그린피스 브라질 활동가는 "콩 모라토리엄이 없다면 콩은 다시 한번 아마존 삼림벌채의 주 원인이 되고 브라질이 기후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묻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인해 브라질 정부는 COP30 의장국으로서 환경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에는 원주민 토지 및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브라질 의회에서 통과된 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 법안을 두고 "40년만에 가장 큰 퇴보"라며 이번 콩 모라토리엄 중지는 퇴보를 앞당긴다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들은 콩 생산업자들로 하여금 브라질의 국제적 위상을 위해서라도 개별적으로 모라토리엄 원칙을 계속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타냐 스틸 WWF UK CEO는 "COP30을 앞두고 콩 모라토리엄을 중지하는 일은 전세계에 완전히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이를 철회하고 아마존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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