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존 기술로 불가능했던 폴리염화비닐(PVC)까지 쉽게 분해할 수 있을 정도로 플라스틱 재활용 공정을 간편하게 해줄 촉매가 개발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은 폴리올레핀(PO) 플라스틱을 오일과 왁스 등으로 분해하는 니켈 기반 촉매를 개발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분해된 물질은 윤활유, 연료, 양초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폴리올레핀(PO)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을 통칭한다. 이 소재는 전세계 플라스틱 소비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포장재와 필름, 전선, 자동차 부품, 섬유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전세계 폴리올레핀 제품 생산량은 연간 2억2000만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폴리올레핀 플라스틱은 엄청나게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재활용률은 고작 1~10%에 불과하다. 이는 '탄소-탄소' 결합으로 이뤄진 폴리올레핀의 분자 구조상 구성이 매우 견고해 분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폴리올레핀 재활용 방식은 파쇄 후 녹여 플라스틱 펠릿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은 재활용할수록 품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종류에 따라 특성과 녹는 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나 로봇이 플라스틱을 일일이 분류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조금이라도 다른 재질이나 찌꺼기가 섞여버리면 재활용이 불가능해진다. 불량 재생원료는 그대로 매립·소각된다.
400~700℃ 고온으로 플라스틱을 가스와 액체로 분리하는 열분해 방식도 있지만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모되는 문제가 있다. 수소분해 방식 역시 매우 높은 온도와 백금·팔라듐 등 귀금속 촉매가 필요해 재활용 비용이 너무 높다. 수소분해는 수소가스와 금속 촉매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탄화수소로 분해하는 공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풍부하고 저렴한 니켈 화합물에서 양이온 니켈을 추출해, 플라스틱의 탄소-탄소 결합을 정밀하게 끊는 단일 분자 촉매를 설계했다. 개발된 촉매는 다른 니켈 기반 촉매와 비교해도 공정에 필요한 온도가 100℃ 더 낮고 수소 가스 압력도 절반밖에 들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촉매 부하율을 10분의 1로 줄이고 효과를 10배 더 키워 효율과 안정성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다.
또 촉매가 알킬알루미늄으로 처리돼 여러 번 재활용해도 플라스틱 품질이 저하되지 않으며, 재활용이 안되는 폴리염화비닐(PVC)까지 분해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파이프, 바닥재, 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PVC는 내열성이 적고 분해되면 염화수소가스를 방출한다. 이 가스는 부식성이 높아 재활용 공정을 방해한다. 하지만 개발된 니켈 촉매는 폐기물 중량의 25% 이상이 PVC여도 제대로 작용한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토빈 마크스 노스웨스턴대학 박사는 이번 촉매기술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일일이 분류하는 작업을 대폭 줄이고, PVC 등 재활용 불가능 물질과 혼합된 소재도 재활용할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크스 박사는 "플라스틱 재활용의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항상 플라스틱 폐기물을 유형별로 꼼꼼하게 분류해야 하는 것"이라며 "개발된 촉매는 재활용을 더 효율적이고 실용적이며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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