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가 낙뢰로 인한 산불을 더욱 빈번하게 발생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머세드 캠퍼스 시에라 네바다의 드미트리 칼라시니코프 박사 연구팀은 기후위기가 낙뢰 산불을 증가시키고 연쇄적인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낙뢰로 발생하는 산불은 대개 외진 지역에서 시작돼 인간이 일으킨 산불보다 훨씬 크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산불 연기가 발생하며, 해안에서 해안까지 이어지는 공기질 악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 40년동안 천둥번개와 낙뢰 발생은 기상조건에 취약한 미국 서부 여러 지역에서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스페인에서는 낙뢰로 인한 산불로 유럽 역사상 최악의 화재가 기록됐으며, 캐나다에서는 낙뢰로 발생한 거대한 산불이 평년 대비 200%가 넘는 산림을 태웠다.
산불 악화 추세가 기록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후모델은 기후위기가 심화될 때 낙뢰와 산불간의 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지난 8월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으로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낙뢰 발생 빈도뿐 아니라 기온, 습도, 바람, 토양 수분 등 화재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 변수들의 변화를 함께 분석해 산불 발생 가능성을 예측했다.
연구를 이끈 드미트리 칼라시니코프 박사는 "앞으로 낙뢰로 인한 산불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서부 미국의 98% 지역에서 낙뢰 산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도 산불 연기로 인해 미국에서는 해마다 약 1000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러나 낙뢰 산불이 급증할 경우, 금세기 중반에는 그 피해가 매년 2만 명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한 낙뢰 증가로 인한 뇌우는 홍수와 산사태 위험을 키울 수 있으며, 산불 연기가 캐나다·그린란드·유럽의 빙하에 어두운 입자를 덮어 빙하가 융해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도시 개발 방식을 전환함으로써 산불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에도 불구하고, 소방 자원이 제한된 사회에서는 낙뢰로 인한 산불 증가가 여전히 큰 위협으로 남는다.
결국 낙뢰 산불의 증가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공공 안전과 생존에 직결되는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8월 26일자 'Earth’s Future'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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