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국가 루마니아가 페트병 등 포장재 보증금 반환시스템(DRS)을 도입한지 2년만에 음료 용기의 수거율과 재활용률이 94%까지 껑충 뛰었다.
DRS는 음료·주류 구매시 병당 0.5루마니아 레우(약 160원)의 보증금을 내도록 하고, 포장재를 세척한 후 구입처에 가져다주면 보증금을 환불해주는 방식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시도하고 있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와 유사하지만, 루마니아의 경우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금속, 유리 소재도 보증금 대상에 포함돼 있다.
음료 포장 제조업체 및 주정부와 민관 파트너십을 맺고 수거시스템을 운영중인 레투로(RetuRO)에 따르면, 2023년 11월 제도가 도입된 후 2025년 9월말까지 약 75억개의 음료 용기가 반환됐다. 이 가운데 페트병은 40억개, 금속캔은 20억개, 유리병은 15억개로 집계됐다. 여기서 추출된 고품질 재활용 자재는 50만톤이 넘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루마니아인의 90%가 최소 한 번 이 시스템을 사용했다고 답했고, 60%는 포장재를 정기적으로 반품한다고 답했다.
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이 현지 주민을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길거리에 널려있던 쓰레기가 사라지고, 폭우가 내릴 때마다 쓰레기가 개울에 쓸려 들어가는 일도 없어졌다.
원래 루마니아의 재활용률은 유럽연합(EU) 내 최하위권이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루마니아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고작 11~14%였다. 2021년 순환자원 사용률은 EU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재활용·재사용 원료의 비중은 단 1%에 불과했다.
그러다 2018년 루마니아 정부에서 DRS 제도 도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2022년 레투로가 운영사업을 맡았으며, 촉박한 시간 속에 국가 전역에 폐기물 수거·분류센터 9곳을 건설해 2023년 본격적으로 제도가 시행됐다.
당국은 모든 음료 용기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소매업체가 용기 반품을 거부하면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도 제정했다. 대형 체인점은 자동 수거 자판기를 운영하기도 한다. 또 정부가 재정 인센티브를 레투로에 지급해 처리비용을 충당하며, 모든 수익은 운영에 재투자한다.
현재 루마니아의 DRS 정책 모델은 해외서도 반영하고 있다. 폴란드, 터키, 불가리아, 몰도바, 세르비아 등 주변국들이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레투로 및 루마니아 당국과 협의 중이다.
음료 포장재는 루마니아 전체 폐기물의 5%에 불과하다. 음료 용기를 100% 재활용해도, 전체 재활용 증가율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루마니아의 전체 폐기물 재활용률은 12%에 불과했으며, 역대 재활용이 14%를 넘어간 적도 없다.
루마니아 당국은 "보증금 제도를 다른 포장재로도 확장할 계획"이라면서도 "복합 소재가 들어간 포장재 대부분은 재활용이 어려워 확장에 시간이 다소 걸린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