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일대가 폭우로 발생한 대홍수와 산사태로 폐허로 변했다. 사망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부터 1주일 넘게 내린 폭우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지역 3개 주에서 780명이 숨지는 등 최근 동남아시아·남아시아 일대에서 기후재난으로 인한 사망자가 1400명을 넘어섰다. 실종자도 1000명 가까이 늘었다.
스리랑카에서는 474명이, 태국에서 185명이 각각 사망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도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에서 약 1000명에 달해 구조작업이 계속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북수마트라주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북수마트라주, 서수마트라주, 아체주에서 330만명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피해지역은 도로와 다리가 끊겨 여전히 구조대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300년만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태국의 경우 피해지역 대부분에서 수도와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태국 정부는 12만 피해가구에 3130만달러(약 460억원)를 보상금으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그나마 재정 상태가 나쁘지 않아 대규모 구조작업과 피해보상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2022년 국가 부도 사태로 긴축재정에 들어간 스리랑카는 구조와 피해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인도,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지원에 나섰고, 미국도 200만달러(약 30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심해진 폭우와 함께, 벌목 등 난개발과 부실한 재난방지시스템까지 더해져 피해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믈라카 해협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한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렸으며, 이것이 몬순(monsoon) 우기와 맞물려 강우량이 급증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의 경우 수십 년째 무차별적으로 이뤄진 벌목이 특히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숲은 비를 흡수하고 지반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런 숲이 사라진 땅은 홍수나 산사태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는 해마다 엄청난 규모의 산림이 사라지는 나라 중 하나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수마트라섬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산림이 파괴된 지역이다. 환경단체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에 따르면 2001~2024년 북수마트라주의 산림은 160만헥타르(㏊), 섬 전체 산림 면적의 28%가 사라졌다. 같은 기간 전체 수마트라 섬에서는 산림 440만㏊가 사라졌다. 스위스 면적보다 더 큰 규모다.
산림 파괴 원인으로는 광산 개발, 농경지 조성, 산불 등이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유 농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훼손되는 숲의 비중이 크다. 내년부터 북수마트라주 바탕 토루에서 가동될 수력발전소가 건설되는 과정에서도 산림이 파괴됐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산림부는 북수마트라주에서 불법 벌목이 벌어졌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삼림 벌채와 산림 파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숲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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