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물 위기'가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금융 전반을 흔드는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유엔대학 수자원·환경·보건연구소(UNU-INWEH)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는 더 이상 일시적인 물 부족 상태가 아니라 자연이 오랜시간에 걸쳐 축적해온 수자원 자산이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강과 호수, 지하수, 습지 등 지구의 핵심 수자원은 자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단계를 넘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은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정도로 고갈됐다.
지구의 물 위기는 특정지역이나 단기적인 기후현상이 아니라 전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길어지고 강수 패턴이 달라진 데다, 농업·산업·도시 전반에서 물 사용량이 함께 늘어나면서 수자원이 다시 채워지는 속도보다 소비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여러 지역에서 하천 유량 감소, 지하수 수위 하락, 습지 소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이미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는 농업 생산성 저하와 식량공급 불안을 물 위기가 초래하는 1차 충격으로 꼽았다. 농업용수 부족과 토양 염분화가 겹치면서 주요 곡물과 농산물 생산이 불안정해지고 있고, 이는 국제식량 가격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물 부족으로 발전소 냉각과 산업 공정에 차질이 발생해, 에너지 생산과 제조업 비용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유엔은 "물 문제를 더 이상 환경 이슈에만 국한해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수자원의 고갈은 국가 경제와 기업 활동, 금융시스템 전반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과 자본시장 안정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 스트레스가 높은 지역에 위치한 산업 단지와 농업 지대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원자재 가격상승과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융권에 대한 영향도 분명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수자원 고갈이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위험이 확대되고, 보험 손실과 인프라 투자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 공급이 불안정한 국가나 지역에서는 장기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본 유입이 위축될 수 있고, 이는 다시 지역 경제를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각국 정부와 기업, 금융권이 수자원 관리와 기후 적응 전략을 정책과 투자 판단의 핵심 요소로 포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단기적인 물 공급 확대에 의존하기보다, 물 사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며,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해 장기적으로 수자원 자산을 보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탄소감축과 함께 물 문제에 대한 대응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기후정책의 실질적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만든 다음 단계의 구조적 위험은 물"이라며, 수자원 고갈을 막기 위한 대응 속도가 앞으로의 경제와 금융 안정성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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