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지중해, 남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이 이르면 10년 안에 '데이 제로' 가뭄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크리스티안 프란츠케 부산대 기후학자가 이끈 연구팀은 탄소배출이 이대로 지속될 경우, 가뭄 취약 지역의 약 4분의3이 2100년까지 데이 제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 지역 가운데 미 서부를 포함한 3분의1 이상이 빠르면 2020~2030년대에 데이 제로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 제로 가뭄은 지역의 수자원이 완전히 바닥나 물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고, 하루 물 사용량이 0에 가까워지는 상태를 뜻한다. 기후변화가 전세계 물 순환의 균형을 무너뜨려 물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있지만, 언제 어디서 물부족 현상이 닥칠지는 거의 예측된 바 없다.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은 2017년과 2018년에 기록상 가장 심각한 가뭄에 직면했다. 2018년에는 극단적인 절수 조치와 평균 이상의 강우량 덕분에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인도 남동부의 첸나이는 2019년 비가 내리지 않고 저수지 수위가 급락하면서 물이 고갈될 뻔했다. 물은 주변 지역에서 트럭으로 운반됐고 주민들은 폭염 속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물을 받아야 했다. 현재는 테헤란과 카불, 멕시코시티, 로스앤젤레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시가 데이 제로를 막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연구는 지중해, 남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등지는 가뭄이 빠르게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고 회복 역량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저소득 지역사회가 더 큰 피해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란츠케 박사는 "농업과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장기적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볼모지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이어 프란츠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물 관리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지적한다"며 텍사스와 애리조나와 같은 물 부족 지역에서 물을 많이 소비하는 반도체 제조 및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는 관행을 문제삼았다.
다만 이번 분석에서 지하수 자원은 제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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