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력구매 11%가 용량정산금..."화력발전 연명제도 개선해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2 11: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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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건물 외벽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사진=연합뉴스)

화력발전소에 지급되는 '용량요금제도'(CP)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와 기후솔루션은 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용량요금제도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를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규제합리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전쟁을 계기로 재생에너지 대전환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이에 단체들은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위해 용량요금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량요금제도'는 발전소가 전력을 실제로 생산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발전설비를 유지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급하는 제도다. 전력공급 안정성을 위해 도입한 이 제도는 사실상 화석연료 발전소의 정부보조금 역할을 하다보니 재생에너지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단체들은 서한에서 "연료비가 상승하면 전기요금 인상과 물가상승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그러나 "화력발전소는 발전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용량요금으로 수익을 보장받는 구조"라고 짚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한전의 총 전력구매비용 73조원 가운데 8조원이 용량정산금이다. 이는 전체 비용의 11%를 차지했다. 8조원의 용량정산금 가운데 6조원이 화석연료 발전소에 지급됐다.

이처럼 화석연료 발전소에 연료비를 보상해주는 구조는 연료비가 없는 재생에너지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 결과, 에너지 전환이 지연됐고, 결국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이 전력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화석연료 발전소의 연명으로 기후재난 발생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단체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량요금제도의 규제합리화 이행 △낙후된 전력시장 개선을 통한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수요관리 확대 △전력산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비자단체 등 시민참여 확대와 정보공개 강화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1월 6일 녹색소비자연대와 기후솔루션, 전기소비자 72인은 소비자가 낸 전기요금이 화력발전을 보전하는 데 사용되도록 하는 현 용량요금 제도가 행정규제기본법에 위반되고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규제합리화위원회에 규제정비를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 문제를 다시 환기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서아론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소비자는 전기요금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고,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요금을 따라야 한다"며 "실제로 발전하지 않는 화력발전소를 유지하기 위해 용량요금이라는 이름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현재 구조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장혁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정책을 달성하려면 가격기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전력시장을 만들고, 재생에너지 확충에 필수적인 유연성 자원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연료비를 모두 보상해주는 비용기반시장(CBP)에서 경쟁 기반의 가격기반시장(PBP)으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한전 발전자회사에 수익을 보장해주는 정산조정제도도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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