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칼럼] 정치인이여! 침묵을 배워라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4-30 10: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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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이 시끄럽다. 막말이 판을 친다. 큰 소리가 울려 퍼진다. 저잣거리의 싸움판 같다. "잘라 먹었다" "지휘랍시고" "외눈" "정신병자" "꼬붕" "아사리판" 등등. 모두가 정치인이 내뱉은 말이다. 장관의 독설이었다. 전 국무총리의 인격 모독적 발언이었다. 원로 정객의 걸맞지 않는 표현이었다. 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부 정치인들의 비속어는 수없이 많다.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 누구에게. 우리의 어린 자녀들에게. 국민은 속이 끓는다. 품격 없는 정치인들의 언행에 실망하고 있다.

정치(政治)란 무엇인가. 다툼을 해결하는 활동이다. 정치인(政治人)은 그 활동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다툼을 해결하려면 대화를 해야 한다. 말을 통해서 하게 된다. 정치인의 첫 번째 덕목은 국민을 위함이다. 모든 행동에 사심(私心)을 버려야 한다. 자신을 낮춰야 한다.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교육을 받았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濟家治國平天下)라고. 자신의 몸을 닦고 가정을 가지런히 해야 한다. 그리고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 일부 정치인들의 삶을 보자. 수신과 제가가 됐는가.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본인이 온갖 비리에 연루돼 있다. 성추문, 횡령, 배임, 정치자금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국회의원 동료끼리 폭행도 발생한다.

의문이 든다. 이런 불법을 자행하며 국회의원이 돼야 하는가. 장관의 자리에 오르고 싶은가. 꼭 정치를 해야만 되는지 묻고 싶다. 자녀문제도 말썽이 많다. 병역비리. 음주운전. 성매매 시도. 보험사기, 폭행 등 사회악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죄명만 놓고 보면 범죄 집단 같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요지경 세상이다. 수신제가도 안 됐는데 감히 치국이라니. 말을 하고 싶은데 할 말이 없다. 차마 입이 열어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꼴불견이다. 김지하 시인의 오적(五賊)이 불현 듯 머리를 스친다.

비속어가 난무하는 정치판에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세우고 있다. 말을 많이 한다. 이유가 있다. 말을 많이 해야 언론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다. 유권자의 머리에 각인 될 수 있다. 통치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일부정치인은 그리 생각한다. 착각이다. 국민은 현명하다. 정치인은 국민에게 어떤 존재인가. 부처님 손바닥 위에 노니는 손오공일 뿐이다.

국민은 정치인 머리 위에 앉아 있다. 정치인의 말을 믿지 않는다.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정치인을 바라고 있다. 서글픈 일도 생긴다. 조용히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도 있다. 이런 정치인도 국민의 인정을 못 받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왜 그럴까. 일부 정치인의 말 폭탄에 휩쓸려 같은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하는 사람 중에 몇 명은 유난히 말을 많이 한다. 여야를 가릴 게 없다. 아마도 본인은 착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달변가라고. 국민이 자신의 말에 감동 받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라. 절대 아니다. 그들에게 초등학교 수준의 조언을 하고 싶다. "침묵은 금이다"라고. 그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끊임없이 토해낸다. 내용은 별게 없다. 상대방을 공격한다. 그리고는 반격이 이뤄진다. 탁구공 마냥 왔다 갔다 한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정치인의 말을 막을 수는 없다. 어쩌면 그들의 책무일 수도 있다. 자신의 정책을 말해야 한다. 바람이 있다. 품격 있는 말을 해주길 바란다. 정제된 언어를 사용했으면 한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알려주길 원한다. 부처님은 설법했다. 구업(口業)을 짓지 말라고. 말하기 전에 몇 번이고 생각해야 한다. 상대방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 말이 독사의 독보다 무섭다는 거를 새겨야 한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품격이다. 정치인에게 권하고 싶다. 종교를 떠나 템플스테이 체험을 했으면 한다. 조용한 사찰에서 묵언수행을 해보면 어떨까. 하루라도. 아니 한 시간이라도. 단 오 분 만이라도. 침묵이 주는 위대함을 느껴봤으면 한다.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말이 있다. 그 말이 무엇일까. 아직 내뱉지 않은 말이다.

 글/ 김병윤 작가
   춘천MBC 아나운서
   주간야구 기자
   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 기자
   SBS 스포츠국 기자
   저서 <늬들이 서울을 알아>
          <늬들이 군산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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