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생분해성·바이오매스·생분해성...진짜 친환경 플라스틱은?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0 07:00:06
  • -
  • +
  • 인쇄
생분해성 플라스틱만 '진짜 친환경'
인증 및 처리·재활용 제도 정비해야
▲  '친환경'을 달고 나온 플라스틱 제품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지갑을 열게 만드는 '친환경' 플라스틱이 사실은 '진짜 친환경'이 아닌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친환경'을 달고 나오는 플라스틱 종류는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 '바이오매스 합성수지'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크게 3가지가 있다. 명칭만으로는 다른 점이 무엇인지 알기가 힘들다. '바이오' '분해' 등의 단어로 인해 모두 '친환경'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여기서 썩지 않는 석유계 플라스틱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종류에 불과하다. 과연 어느 것일까.

19일 환경부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우선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친환경 플라스틱에서 탈락이다. 썩는 플라스틱을 연구해온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친환경 제품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폴리프로필렌(PP) 같은 석유계 플라스틱에 산화 생분해 촉진제를 섞어 플라스틱을 빛이나 열로 5년 안에 쪼개지는 제품이다. 문제는 진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도 산화생분해성 제품에는 환경 표지인증을 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산화생분해성을 판매하는 기업 중 일부는 해외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며 홍보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산화생분해 플라스틱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가 관련 기준을 마련하면서부터다. 사막기후 특성상 자연조건으로 생분해가 어려워 빛이나 열로 쪼개지는 산화생분해를 기본으로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이오매스 합성수지는 어떨까. 이에 대해 황 센터장은 "규정상 친환경적인 제품"이라고 답했다. 바이오매스 합성수지는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에 생분해 원료인 바이오매스 함량이 20% 이상이상 섞이기만 하면 정부의 환경표지 인증(EL727)을 받는다. 하지만 이마저도 결국 플라스틱을 적게 썼을 뿐이다. 남은 플라스틱은 결국 썩지 않고 남는다.

황 센터장은 "게다가 소재가 두 개이상 섞여 결국 재활용이 안된다"며 "바이오매스 함량도 각기 달라 차라리 페트(PET) 100%인 것이 재활용하기가 더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친환경 인증 제품의 타이틀을 받으면 더 많이 팔리는 경우를 볼 수 있다"며 "진짜 친환경 제품을 만들 수 있기 위해서 바이오매스 함량을 100%로 올리는 등 환경 인증 기준 조건을 더욱더 까다롭게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환경부 조사 결과, 지난 2019년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956개 기업 가운데 전체의 89.1%에 해당하는 852개 기업 매출이 평균적으로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짜 친환경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움에도 '환경표지 인증'을 받으면 회사의 영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남는다. 황 센터장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현재까지 진짜 친환경 제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58℃에서 6개월 안에 90% 이상 생분해되는 제품으로 환경표지 인증(EL724)을 받는다. 인증마크는 똑같기 때문에 바이오매스 합성수지(EL727)와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생분해 플라스틱도 '친환경'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매립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환경부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종량제 봉투에 버리도록 하고 있다. 재활용과 매립이 핵심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대부분 소각되는 것이다. 물론 소각 시에도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땅에 매립됐을 때 퇴비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소각보다는 매립이 더 친환경적인 것이다.

황 센터장은 "친환경 인증이나 친환경 소재에 대한 제대로 된 처리 및 재활용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새 대표이사 후보군 33명...본격 심사 착수

KT의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33명으로 확정됐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16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전북도, 다회용기 민간사업자 모집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 다회용기 사용 촉진 지원사업'을 수행할 민간 사업자를 오는 12월 24일까지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이는 자원 순환을 목표로 도

삼성중공업,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유기랭킨사이클(ORC:Organic Rankine Cycle) 기반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쿠팡 '못난이 채소' 새벽배송 3년...직매입 물량 8000톤 돌파

쿠팡은 최근 3년간 전국 농가에서 직매입해 새벽배송으로 선보인 '못난이 채소' 누적 규모가 8000톤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 2023년부터

[ESG;스코어] 韓 해운사 탄소효율…벌크선사 팬오션이 '꼴찌'

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

카카오 '장시간 노동' 의혹...노동부, 근로감독 착수

카카오가 최근 불거진 장시간 노동 문제를 두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게 됐다.고용노동부 관할지청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초

기후/환경

+

한국 '탈석탄동맹' PPCA 합류...호주 에너지전환까지 촉진?

한국이 '국제탈석탄동맹(PPCA:Powering Past Coal Alliance)'에 가입함으로써 호주의 화석연료 산업을 쪼그러뜨리고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전기차 충전시설, 28일부터 지자체 신고·책임보험 의무화

이달 28일부터 건축물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책임보험도 가입해야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COP30] 교황의 묵직한 경고..."기후위기 대응, 더는 미룰 수 없다"

교황 레오 14세가 세계를 향해 "기후위기 대응을 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묵직한 경고를 날렸다.교황 레오 14세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앞으로 '1000년' 이어진다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산업화 이후 오른 지구의 평균기온이 최소 1000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7일(현지시간) 21세기 호주 연방산업연구기구(CSIRO)

[COP30] "이건 생존이다!"…기후 취약국들 COP30에서 '절규'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는 생존 문제"라며 선진국의 실질적 감축과 재정지원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

지역마다 제각각 풍력·태양광 '이격거리'...기후부, 규제 합리화 추진

지역마다 제각각인 태양광과 풍력의 이격거리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에너지공단 서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