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피레아스에서 자란 환경활동가 레프테리스 아라파키스는 어느 날, 어망에 걸려 올라온 플라스틱 쓰레기가 다시 바다로 버려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바다는 더 이상 생명의 보고가 아니라, 환자가 됐다"고 느꼈고, 해양 플라스틱을 수거해 자원으로 되살리는 활동을 시작했다.
폐어망으로 만든 카약을 타고 바다에 나서는 그의 이야기는 삼성전자의 '보이스 오브 갤럭시(Voices of Galaxy)' 시리즈를 통해 10일 전세계에 소개됐다. 그는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어부들의 활동을 촬영하며, 순환경제의 메시지를 더 넓게 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초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와 이번에 공개한 갤럭시Z 폴드7·플립7을 통해 자사 순환경제 정책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 제품들은 폐어망, 폐배터리, 반도체 공정 부산물 등에서 회수된 재활용 소재가 부품에 적용됐고, 재활용 소재는 8~9종에 이른다.
갤럭시S25 시리즈에는 재활용 글라스와 알루미늄, 코발트, 구리, 금, 희토류 등이 포함됐다. 스피커 모듈의 강철에는 40% 이상의 재활용 소재가 포함됐고, 프레임과 버튼 부품에도 최대 30%까지 재활용 알루미늄이 사용됐다.
반도체 사업부에서도 순환 구조가 확대됐다. 제조공정에서 발생한 웨이퍼 트레이를 재활용한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이 S25 시리즈의 버튼 부품 등에 적용됐고, 삼성전자는 해당 재활용 소재 사용량이 누적 30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2025'를 통해 공개된 갤럭시Z 폴드7·플립7 시리즈도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이 적용됐다. 내부 브래킷, 버튼 등에 활용된 해당 소재는 레프테리스가 활동하는 지중해와 같이 바다에서 회수된 어망에서 추출됐다. 이 시리즈에는 재활용 리튬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이러한 재활용 소재는 폐기물의 발생을 줄이는 동시에 원재료 채굴과 정제에 드는 에너지와 탄소배출량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설계 단계부터 자원절감 효과를 고려해 재활용 소재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030년까지 DX제품 플라스틱 부품의 절반, 2050년까지는 전량을 재활용 소재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20만톤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은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 가장 지속가능한 기술이어야 한다"며 순환경제 정책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다니엘 아라우조 상무도 같은 행사에서 "소비자로부터 수거한 스마트폰을 순환체계에 연결해 자원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레프테리스는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만든다"고 말하고, 삼성전자는 제품의 설계와 생산 전반에 이 철학을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순환의 상징인 플라스틱 카약처럼, 자원도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기업 정책으로 어떻게 실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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