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화과 나무가 자신의 일부를 돌처럼 만들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대학(UZH) 마이크 로울리 박사 연구팀은 일부 무화과 나무가 줄기에 탄산칼슘을 저장해 부분적으로 돌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에 따르면 이 나무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해 주변 토양에 탄산칼슘으로 저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케냐가 원산지인 이 나무는 옥살산칼슘을 만드는 최초의 과일나무 중 하나다. 모든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유기 탄소로 바꾸는데, 일부 나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산화탄소로 옥살산칼슘 결정을 만들기도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옥살산칼슘은 주로 식물에서 생성되는 생물 미네랄의 일종으로, 인체에 들어가면 결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나무 일부가 썩으면 이 옥살산칼슘은 박테리아나 곰팡이에 의해 석회암·분필과 성분이 같은 탄산칼슘으로 전환된다. 이는 나무 주변 토양의 수소 이온 농도(pH)를 높이고 영양소 가용성을 높인다. 또 탄산칼슘에 저장된 무기탄소는 유기탄소보다 토양 내 수명이 훨씬 길어 이산화탄소 격리에도 더 효과적이다.
연구팀은 케냐 삼부루 카운티에서 자라는 무화과나무 3종을 스탠포드 싱크로트론 방사광원으로 분석한 결과, 탄산칼슘이 나무줄기의 외부와 나무 내부 깊숙한 곳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된 나무 가운데 탄소격리 능력이 가장 뛰어난 종은 '피쿠스 웨이크필드이'(Ficus wakefieldii)로 나타났다. 옥살산염-탄산염 전환이 활발한 것으로 확인된 첫번째 나무는 이로코(Milicia excelsa)로, 일생동안 토양에 탄산칼슘 1톤을 저장할 수 있다.
로울리 박사는 "지금까지 탄산칼슘을 형성할 수 있는 수많은 나무 종이 확인됐고 앞으로 더 많은 종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옥살산염-탄산염은 나무를 심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동시에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후 무화과 나무의 물 요구량과 과일 수확량을 정량화하고 다양한 조건 내 이산화탄소 격리량을 분석해 나무의 농림 적합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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