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 중부를 덮친 기록적 폭우로 111명이 숨지고 160명이 실종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재난 초기 대응과 기상예보 체계 붕괴에 대한 비판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번 텍사스 대홍수는 지난 4일(현지시간) 연휴기간에 발생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27명이 숨지는 등 피해를 더 키웠다. 당시 텍사스주 커 카운티 지역에 집중됐던 폭우로 샌 안토니오 방향으로 흐르는 과달루페강이 범람하면서 대홍수가 발생했는데 이 강 인근에서 열렸던 청소년 캠프 참가자 750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850명가량 구조됐지만 어린이 5명과 인솔자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이 '플래시플러드 앨리(Flash Flood Alley)'로 불릴 만큼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는 지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폭우가 시작된 후 강수량은 90분 사이 0.9m에서 10m까지 상승했고, 비탈진 석회암 지형과 얇은 토양층이 배수를 막으며 피해를 키웠다.
기상청은 사건 전날부터 광역 홍수주의보를 내렸고, 실제 사태가 발생했던 당일인 4일 오전 4시에 "위험한 상황"이라는 경보가 발령됐다. 다만 일부 지역엔 경보시스템 자체가 없었고, 문자 알림도 늦게 도착하거나 수신되지 않았다.
경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 중 하나는 현장 기상청 인력 공백 때문으로 지목됐다. 해당 지역인 산안젤로 사무소는 수석수문학자와 예보관, 책임자가 모두 공석이었고, 인근 샌안토니오 사무소 역시 경보조정관과 과학 책임자 자리가 비어있었다. 모두 플래시플러드 대응 핵심인력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원 상황이 트럼프 행정부의 인력감축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는 연방 공무원 감축 기조에 따라 조기 퇴직을 유도했고, 기상청은 최근 수년간 약 600명을 감축하며 조직 규모가 4000명 이하로 줄었다. 이로 인해 야간사무소 운영이 중단되거나 관측기구 발사가 줄어드는 등 예보 정확도가 저하됐다. 또한 지역 응급관리 당국과의 사전 협업과 위기 대응 대비 훈련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홍수를 "100년에 한번 있을 재난"이라고 표현하며, 구조 지연이나 인력 감축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재난경보는 적시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기상청 구조 축소가 피해를 키웠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상무부 감찰관에게 공식 감사를 요청했다. 일각에선 커카운티가 예산 문제로 플래시플러드 경보 시스템을 포기한 점도 함께 지적된다.
백악관은 5일 텍사스에 대한 연방 재난 지원을 승인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피해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예보 실패가 아닌 대응 실패였다"며 구조 체계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대홍수가 발생할 당시 트럼프는 골프를 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은 더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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