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크기 풍선에 매달 우주망원경 '슈퍼비트' 나온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3 11:46:53
  • -
  • +
  • 인쇄
나사가 개발한 대기권 견디는 초고압 헬륨풍선에 탑재
40km 상공서 작동...로켓연료 필요없는 저탄소·저비용
▲슈퍼비트 우주망원경 (사진=NASA)


축구장 크기의 풍선에 매달 초저가·친환경 우주망원경이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캐나다 우주국(CSA) 합동연구팀은 새로운 종류의 우주망원경 '슈퍼비트'(SuperBIT) 개발에 나섰다고 지난 21일 발표했다. 

슈퍼비트는 거대한 헬륨 풍선에 매달린 우주망원경이다. 풍선이 완전히 펴졌을 때 부피는 53만2000m3에 달하고, 이 상태로 지구 대기권 높이의 99.5%에 해당하는 40km 상공에서 머무르며 망원경이 작동한다.

일반적으로 풍선은 상공에서 며칠 견디지 못해 실험이나 연구에 쓰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공기가 희박해질수록 외부 기압이 낮아지면서 풍선 내부 공기가 팽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비트는 NASA가 최근 개발한 초고압 풍선을 이용한다. 초고압 풍선 속 헬륨가스는 수개월 유지되며, 수직운동이 거의 없어 안정적이다. 슈퍼비트는 계절풍을 타고 지구를 수바퀴 선회하며 밤하늘을 찍을 예정이다.

슈퍼비트를 40km 상공에 유지하려는 이유는 수십억광년을 이동한 빛이 단 몇분의 1초 만에 지구의 대기에 의해 왜곡되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자들은 더 명확한 우주의 모습을 담기 위해 망원경을 우주왕복선에 실어 지구 저궤도에 띄워놓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허블우주망원경이다.

▲2018년 시범비행 당시 슈퍼비트 우주망원경이 찍은 '창조의 기둥'(지구로부터 약 7000광년 떨어진 독수리 성운의 성간가스와 성간먼지) (사진=토론토대학교)


전문가들은 슈퍼비트가 허블우주망원경보다도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내년 4월 뉴질랜드에서 발사 예정인 첫번째 슈퍼비트는 지름 0.5m의 반사경을 탑재할 예정이지만 추후 설계를 개선한다면 반사경 지름을 1.5m까지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궤도 망원경은 망원경을 우주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계속해서 카메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도 한번 발사하면 수십년 같은 장비를 써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슈퍼비트는 설계·발사·작동까지 수십억달러가 들어가는 궤도 망원경에 비해 1000배 가량 저렴하다. 연구팀은 첫 번째 슈퍼비트 발사 예산을 500만달러(약 57억원)로 편성했다. 또 발사시 이산화탄소, 산화알루미늄 등이 발생하는 로켓연료를 쓰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슈퍼비트의 첫번째 임무는 은하단끼리의 충돌을 관측하는 일이다. 연구팀은 은하단의 충돌이 암흑물질의 성질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흑물질은 우주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기존 물질의 중력변화를 통해서만 감지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더럼대학교 리처드 매시 교수는 "원시인들은 돌들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보기 위해 돌끼리 부딪혀봤다"며 "같은 실험이다. 슈퍼비트로 암흑물질의 충돌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기후/환경

+

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 트렌트

AI로 도로살얼음까지 예보...정부 '4차 기후위기 대응대책' 확정

겨울철 '도로위 암살자'로 불리는 살얼음(블랙아이스)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취약계층이 폭염과 한파로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